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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서 직업 찾은 신현기 글랜스TV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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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중3 수업시간에 문득 ‘선생님께서 칠판에 쓰신 글을 지우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곧바로 나가서 지워버렸죠. 그 순간 조용하던 교실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해지더라고요. 당연히 전 선생님께 죽지 않을 만큼 혼이 났죠. 그땐 정말 잠시 정신이 나갔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어요.”

독특함과 특이함의 사이

글랜스TV 제작 팀장을 맡고 있는 신현기(37) 씨의 학창시절 일화다. 어릴 적 누구보다 독특했던 신 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재미있고 특이한 아이로 통했다. 그의 독특함은 대학시절에도 빛이 났다. 신 씨가 대학생이던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싸이월드'는 지금의 SNS와도 같았다. 유행의 시작이었고, 트렌드 집합소였다. 당시 대학생 신 씨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지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나 영상을 업로드 했다. 소위 B급 코드 감성으로 제작된 사진과 영상의 반응은 뜨거웠다.

“친구의 싸이월드를 타고 모르는 사람의 미니홈피에 들어가 봤더니 제가 만든 포스터가 대문 사진으로 걸려있었어요. 신기했죠.(웃음) 얼마 안 지나서 누군가 싸이월드를 봤다며 연락이 오기도 했죠.”

신 씨는 부모님의 권유로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엔 맞지 않았다. 관심이 없다보니 당연히 성적도 좋지 않았다. 내심 공무원이 되길 바랐던 부모님의 기대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던 중 신 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보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대구에서 패션 브랜드 런칭을 준비한다는 분이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연락을 주셨어요. 알고 보니 같은 대학 선배님이셨는데, 그분도 태권도 선수를 하다가 다른 길로 전향한 케이스였죠. 뭔가 통하는 게 있겠다 싶어 제안을 받아 들였죠.”

그때부터 신 씨의 취미는 직업이 됐다. 제품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고 바쁠 땐 상품 포장, 청소 등 가리지 않았다. 소규모 창업이다 보니 밤을 새기도 일쑤였다. 4년간의 노력 끝에 점차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직원들도 한 두 명 씩 늘어나고, 매출도 안정화에 접어들었다.

“처음엔 둘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사진, 영상촬영도 하고, 제품 포장도 하면서 바쁘게 살았죠.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 실장이라는 직함도 달 수 있었고요. 제가 그만두고 더 회사가 성장했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후횐 없어요.(웃음) 제 선택이니까요.”

취미가 직업으로 ‘주객전도’ 1.5세대 클럽 VJ로 변신

당시 신 씨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클럽이었다. 주말마다 친구들과 대구 시내 클럽을 찾은 신 씨는 그곳에서 우연히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됐다.

“평일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친구들과 클럽을 갔어요.(웃음) 거의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다녔는데, 하루는 클럽에서 행사를 하더라고요. 분위기가 너무 좋아 클럽 매니저에게 허락을 받고 촬영을 했어요. 며칠 있다가 편집영상을 클럽에 보내줬더니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바로 클럽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이번 주말에도 촬영해 줄 수 없겠냐고 말이죠. 그래서 당연히 갔죠.(웃음)”

신 씨는 그날 이후 평일엔 출근하고, 주말엔 부업으로 대구, 부산 지역의 클럽을 다니며 영상을 촬영했다. 신 씨의 수입은 배로 늘어났지만 체력이 문제였다. 체력이 떨어지니 영상 퀄리티도 따라 주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클럽 영상을 제작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 클럽 영상만으로도 수입이 꽤 괜찮았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인생을 좀 더 즐기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죠. 퇴직금으로 중고차를 한 대 사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평일엔 여행하고, 주말엔 클럽에서 일을 하면서 말이죠.”

전문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주변에서 일감도 자연스레 들어왔다. 카페나 주류 브랜드 홍보 영상을 만들면서 수입은 날로 늘어났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고질적 불안함은 늘 따라 다녔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돈은 많이 벌었어요. 많이 벌 땐 한 달에 700만~800만원도 벌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씀씀이가 커졌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프리랜서보다 좀 더 안정된 직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즐기는 놈을 이길 순 없어!

신 씨는 2015년 글랜스TV 제작 피디로 입사했다. 입사 후 1년 간 신 씨는 일에만 몰두했다. 주 7일을 밤늦게까지 일하고 또 일했다. 직원들이 퇴근해도 회사에 남아 일만 했다. 수입으로 비교하면 프리랜서 시절보다 훨씬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신 씨를 미치게 하는 포인트가 글랜스TV에 있었다.

“고향 친구들에게 전지현, 설현, 나인뮤지스과 작업한다고 하면 안 믿어요. ‘너 같은 촌놈이 무슨···’ 이런 반응이었죠. 입사하고 첫 프로젝트가 나인뮤지스 뷰티 미션이었는데, 8주 동안 야근을 했어요. 그런데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재밌었죠.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건 일이 좋다는 거예요. 정규 과정을 밟지 않았어도 제가 만든 영상을 보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 저에겐 가장 즐거운 포인트죠.(웃음)”

현재 글랜스TV는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의 핫한 콘텐츠를 제작해 서울 시내버스에 송출 중이다, 서울 시내버스 이용자들은 물론 2030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많게는 몇 백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서울 지역 버스나 카페에서 글랜스TV의 콘텐츠를 보실 수 있지만 앞으론 대구나 부산에서도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주변에서 절더러 욜로라고 하지만 평생 욜로로 살 수 있을까요? 현재를 즐기고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지금의 열정을 가족에게 쏟아 부을 생각이에요. 그래서 지금은 좀 더 즐기려고요.(웃음)” (끝) / khm@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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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8.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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