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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생이 만든 촬영 부탁 앱 ‘소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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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캠퍼스 잡앤조이 인턴기자)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부탁하는 당신도 그리고 상대방의 동공도 흔들린다. 혹시나 싶어 기대를 품어보지만 역시나 잘려나간 배경, 엉망진창인 비율, 흔들린 사진에 한숨만 나온다. 조심스레 삭제 버튼을 눌러본다.

남이 찍어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진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촬영 부탁 카메라 어플 ‘소브스(SOVS)’는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점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출시된 신생 앱으로, 1월에는 앱스토어 유료앱 전체 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사이의 소통을 제공하는 소브스. 박조은(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4)소브스 대표가 특별한 카메라 앱을 구상하게 된 건 2년 전이었다.

교환학생, 소브스의 시작

박 대표는 2년 전 독일로 교환학생을 갔을 당시, 현지인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돌아오는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사진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어요. 교환학생으로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예쁜 사진에 대한 욕심이 좀 더 커지더라고요(웃음). 고민 끝에 내가 원하는 구도가 인물 실루엣으로 나타난다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도 나도 모두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2017년 1월, 박 대표는 학회에서 현재의 사업 파트너 소수영(고려대학교 경영학과 2)대표를 만났다. 학회가 끝나고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사업화할 목적으로 소대표와 공동 창업을 진행했다.

“현재의 팀원이 모두 모인 건 작년 12월이었어요. 처음에는 소수영 대표와 둘이서만 시작했죠. 나머지 분들은 소브스를 진행하면서 알게 됐어요. 지인의 소개로 뵙기도 하고 또 공고를 올려서 저희와 뜻이 일치하는 분들을 찾았죠.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또 사업화시키는 과정이다 보니 그만큼 뜻이 일치하는 분을 찾는 것도 힘들었어요.”

이제는 보정 아닌 ‘구도’를 신경써야할 때

시행착오에 대해 박 대표는, 소브스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답했다. 카메라 앱에 관심 없는 이들도 소브스의 특별함을 알고 사용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우리가 만든 앱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가 가장 어려웠어요. 카메라 앱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소브스의 필요성을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니까요. 계속 생각해보고 또 관련 대회를 통한 경험으로 많이 배우게 됐죠. 처음에는 무작정 소브스앱에 대한 장점만을 강조했는데, 요즘에는 전후 사진을 통해 효과를 부각시키고 있어요. 구도에 따라 사진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죠.”

소브스는 원하는 구도를 표현해 남이 본인을 촬영하는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SNS를 통해 관련 콘텐츠가 활발히 공유되는 분위기는 소브스에게 긍정적인 시장 반응으로 다가왔다. 흔하게 보이는 보정 위주의 카메라앱과는 달리, 소브스는 촬영 구도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 후면카메라에 왜곡현상이 있어요. 화면 가운데로 갈수록 상이 작아지고 외곽으로 갈수록 길어지죠. 그래서 전신사진을 찍을 때 얼굴을 화면 중앙에 놓고 다리를 화면 끝 쪽에 맞추면 얼굴은 작게, 다리는 길게 나올 수 있어서 실제보다 날씬하게 보이게 되죠(웃음). 소브스는 스냅사진 4만 4천장을 분석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17가지의 포즈를 실루엣으로 내장했어요. 실루엣 안에 인물을 담아 촬영하면 원하는 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죠.”

소브스, 날개 달다

소브스는 고려대학교 경영본관 1층 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있다. 작년 7월 교내 스타트업 연구원 주최 스타트업 익스프레스 대회의 수상으로 미팅룸 대여, 스타트업 스테이션 자유 이용, 사무실 무상 임대 등 사업 공간을 지원받았다. 작년 10월에는 ‘청년창업X2O챌린지(CJ올리브 네트웍스&서울시주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내외 여러 대회를 통해 사무 공간이나 경제적인 지원을 받게 됐고 교수님이나 지원 센터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죠. 소브스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출시됐는데, 꾸준히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유지중이에요. 10위권 안에 있는 유료앱 중에 가장 평점이 높기도 하고요(웃음).”

소브스 유저들은 일본, 미국, 유럽, 중동 등 다양하다. 앱 자체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간체/번체), 일본어, 스페인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말레이시아어 등 총 8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국내외 사용자가 ‘정말 신기하다, 이런 앱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남겨줄 때, 우리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해요. 언어는 글로벌 마케팅을 하면서 더 추가할 계획이에요.”

'소브스'로 당신의 순간을 특별하게

구도와 포즈에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소브스의 목표다. 소 대표 역시 2인 이상의 실루엣에 대한 사용자의 피드백을 예로 들며, 소브스의 목표에 맞게 현재 준비 중인 커플 및 우정구도 실루엣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서 여러명이 함께 찍을 수 있는 실루엣을 제공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두 명 이상의 포즈를 담은 실루엣과 많이 사용하는 포즈, 그리고 특정 테마에 맞는 포즈 등을 넣어 소브스 시리즈앱을 출시할 계획이에요.”

소브스(SOVS)는 ‘SomeOne Very Special’의 약자로, 각자의 소중한 순간을 특별하게 남기도록 만들자는 비전을 나타냈다. 꿈에 대한 질문에 박조은·소수영 대표는 소브스의 존재 가치를 촬영 구도와 실루엣에 담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그리고 찍히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사진을 제공하고 싶어요. 소중한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데 소브스가 큰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끝) / hyo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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