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는 가수 이효리 씨도 참석해 끌었습니다. 이 씨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과 이산하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김수열 시인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등 세 편의 시를 낭독했습니다.
“당신은 물었다/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나는 대답하지 못했다/섬, 4월 바람은/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시 ‘바람의 집’ 중에서)”
이 씨는 검정색 수트를 입고 수수한 얼굴로 시를 담담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 씨는 제주 애월읍 소길리에서 남편 이상순 씨와 결혼 후 줄곧 제주에 살고 있습니다.
이 씨뿐 아니라 가수 루시드폴도 행사에 참석해 2015년 12월 발표한 ‘4월의 춤’을 노래했습니다. 이 노래는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를 담은 노래입니다. 루시드폴 역시 지난 2014년부터 제주에서 감귤 농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8·15 광복 후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한 남로당 무장세력과 이승만 정부의 토벌대 간 무장다툼이 벌어지면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끝)/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