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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시 낭독한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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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정치부 기자)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12년만에 현직 대통령으로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을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렸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가수 이효리 씨도 참석해 끌었습니다. 이 씨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과 이산하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 김수열 시인의 ‘나무 한 그루 심고 싶다’ 등 세 편의 시를 낭독했습니다.

“당신은 물었다/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나는 대답하지 못했다/섬, 4월 바람은/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시 ‘바람의 집’ 중에서)”

이 씨는 검정색 수트를 입고 수수한 얼굴로 시를 담담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이 씨는 제주 애월읍 소길리에서 남편 이상순 씨와 결혼 후 줄곧 제주에 살고 있습니다.

이 씨뿐 아니라 가수 루시드폴도 행사에 참석해 2015년 12월 발표한 ‘4월의 춤’을 노래했습니다. 이 노래는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를 담은 노래입니다. 루시드폴 역시 지난 2014년부터 제주에서 감귤 농장을 운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8·15 광복 후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한 남로당 무장세력과 이승만 정부의 토벌대 간 무장다툼이 벌어지면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끝)/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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