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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복합소재전에 등장한 '하늘을 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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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전시장에서 ‘2018국제복합소재전시회(JEC WORLD)’가 열렸습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끈 제품은 단연 플라잉카인 ‘에어로모빌’(사진)이었습니다.

전시장에서 금방 눈에 띄는 초입이나 중앙도 아니고 맨끝 구석에 자리잡았지만 이 부스에선 에어로모빌(제품명이자 회사명)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줄을 이었습니다. 부스 위쪽 대형 디스플레이에선 이 차가 하늘을 나는 동영상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타원형 모양의 이 제품은 도로를 주행하다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차입니다. 도로주행시엔 크기가 길이 5.9m, 폭 2.2m, 높이 1.5m이지만 날개를 펴면 폭이 8.8m로 커진다고 합니다. 전시장에서 만난 에어로모빌의 최고고객책임자(CCO) 스테판 바도츠씨는 “이 제품은 자동차와 비행기의 완벽한 하모니”라며 “이륙에 필요한 거리가 595m에 불과하고 시속 259㎞로 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시제품 개발이후 수년간 성능을 향상시켜왔다”며 “판매목표는 500대”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자동차가 복합소재전에 출품한 것은 주요 소재가 ‘강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볍다’는 탄소섬유(CFRP)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제네바모터쇼 대신 복합소재전에 나온 것도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개 이런 제품은 미국이나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기술선진국 기업이 개발했을 것으로 지레짐작하게 마련인데요. 하지만 이 제품을 개발한 에어로모빌은 슬로바키아업체입니다. 슬로바키아는 면적 4만9035㎢ (CIA 기준)에 인구 약 544만명으로 면적은 남한의 절반, 인구는 10분의 1을 조금 넘습니다.

기술 수준이 보편화되고 탄소섬유같은 첨단소재가 확산되면서 소수의 인력으로도 얼마든지 창의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복합소재는 자동차 항공기 우주선뿐 아니라 스키 봅슬레이 등 스포츠용품과 악기 케이스 등 갖가지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가볍고 단단해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주최측인 JEC그룹이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스타트업(창업기업)부스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국내 창업자들도 이젠 복합소재를 활용한 제품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끝) /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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