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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쪼개기'에 몸값 뛰는 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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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 증권부 기자) 효성 주가가 부진한 실적 탓에 최근 반년 사이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추진하는 지주사 전환 시점인 오는 6월에 다가갈수록 뚜렷한 반등 계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베트남 타이어코드(타이어 내구성을 높이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 공장이 이달 증설을 마무리하는 것도 회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효성 주가(9일 종가 12만3500원)는 최근 6개월 새 20.6% 하락했습니다. 효성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낸 것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24.16% 줄어든 77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력제품인 스판덱스(신축성이 뛰어난 고부가 섬유)와 타이어코드 원재료 가격이 지난해 갑자기 뛰자 생산 이윤이 감소한 결과입니다.

효성은 지난 1월3일 인적 분할로 지주사(효성)와 △효성티앤씨(섬유·무역) 부문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네 개의 사업회사를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는 6월1일 인적 분할을 추진하며 기존 효성 주주는 지주사와 이들 네 개 사업회사 주식을 받게 됩니다. 분할로 효성의 전체 기업가치는 올라갈 전망입니다. 이 회사 기업가치를 이른바 ‘가치합산모형(SOTP·sum of the parts)’ 방식으로 산출할 가능성이 높아서죠. 사업부문 각각의 가치를 측정한 뒤 합쳐서 전체 회사 기업가치를 집계하는 방식입니다. 화학사업에 가려진 영상보안과 에너지장비사업 가치가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효성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자산총계)은 1.18배 수준이지만 분할 이후 사업회사 합산 PBR은 이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PBR을 각각 4.00배, 2.24배로 산출했습니다. 효성 관계자는 “분할로 지배구조가 한층 투명해지고 사업부별로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시장에서도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공장(사진)은 올해 이 회사 실적 향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회사의 심장과 같은 스판덱스·타이어코드 공장이 베트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베트남 공장은 생산라인 증설을 올해 초 마무리지으면서 연간 타이어코드 생산량이 종전보다 3만6000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판덱스 연간 생산량이 1만5000가량 증가했습니다. 베트남 법인이 몸집이 불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베트남 공장을 앞세운 효성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19.03% 늘어난 917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끝) /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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