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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국수주의 덕 톡톡히 보는 CA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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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국제부 기자) 2016년 중국 정부가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무기로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가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켰을때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 업체 CATL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중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믿고 쓸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곳은 CATL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LG화학과 삼성SDI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CATL을 키우기 위해서란 얘기도 나왔다. 이런 예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8일 중국의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은 전기자동차에 쓰일 배터리 공급업체로 CATL을 선정했다. 폭스바겐은 CATL의 배터리가 장착된 순수 전기차를 연내에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80종에 달하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워뒀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전기차를 생산할때 LG화학이나 삼성SDI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했다. 폭스바겐은 그러나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없어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뿐만이 아니다. 이미 BMW와 다임러벤츠 등도 CATL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한국의 현대자동차 역시 중국 시장에 내놓을 소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에 당초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보조금 지급 문제 때문에 CATL로 갈아탔다. 중국의 한 글로벌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CATL 본사에 가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이 CATL 측 인사들과 미팅을 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의 물량 주문이 밀려들자 CATL은 최근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 설비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CATL의 배터리와 LG화학, 삼성SDI의 배터리를 비교 평가해봤더니 기술력이 대동소이했다”며 “CATL은 향후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의 무서운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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