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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한국은행에 재소자 편지가 부쩍 늘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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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요즘 한국은행에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이 보내온 편지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통화신용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에 재소자들이 무슨 이유로 편지를 보내는 것일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한은은 이달 초 경제금융 용어를 쉽게 풀어 쓴 ‘경제금융용어 700선’을 발간했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금융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경제금융 지식을 제공하고, 한은이 수행하고 있는 통화정책 등을 소개하기 위해서 입니다. 경제금융 관련 기사에 자주 언급되는 주요 용어를 알기 쉽게 풀었을 뿐 아니라 각종 용어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담아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고 합니다.

이런 책이 발간됐다는 기사를 종이신문 등으로 접한 재소자들이 한은에 ‘책을 받아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한은은 경제금융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 대학생, 취업준비생들에게 좋은 교육 자료가 됐으면 하는 취지로 이 책을 냈습니다. 책은 연구원, 학교, 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고요.

물론 편지를 보내온 재소자들에게도 바로 책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책만이 아니라 참고가 될 만한 여러 경제금융 서적까지 같이 보내줬다고 합니다. 한은 관계자는 “교도소 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책을 원하고 있어 발간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하더라고요.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최근 한은 안팎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차기 총재입니다. 불확실한 국내외 여건과 빨라지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감안하면 어느 때보다 한은 총재의 역할과 책임이 부각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이 때문에 차기 한은 총재의 자질에 대한 검증도 과거에 비해 더 깐깐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은 직원들 역시 삼삼오오 모이면 ‘하마평에 오른 누가 가장 유력하다더라’ ‘누구는 거시경제 전공이 아니라 자질에 대한 비판이 많더라’ 식의 얘기를 자주 나눈답니다.

한은 직원들이 원하는 차기 총재는 어떤 사람일까요. 한은 직원들의 말을 들어 보면 탁월한 국제 감각이 필수인 듯 합니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너무 급박하게 변하고 있어 정확하고 빠르게 국제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또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갈수록 국가간 국제 공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탄탄한 국제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통화스와프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죠.

통화정책 역량과 전문성은 기본입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시의적절한 통화정책 결정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거든요. 한은 직원들이 바라는 차기 한은 총재의 모습은 아마 현 시점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지녀야 할 자질과도 일맥상통하는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