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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텐트럼(발작)'보다 더 두려운 건 '가계부채'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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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금융시장은 예측이 어렵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 경제의 최대 고민은 급격한 원화 강세였습니다. 가파르게 내린 원·달러 환율에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달러당 110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순식간에 1050원대까지 주저앉았으니 그럴 만한 일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들도 올해 한국 경제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원화 강세를 꼽을 정도였으니까요.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었습니다. 트리거(방아쇠)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었습니다.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임금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거든요.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Fed)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강한 경기 회복세에도 좀체 오르지 않는 물가상승률이었습니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죠. 이 부분이 해소됐으니 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된 겁니다.

실제 미 국채 금리는 급등하고 미국 증시는 폭락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이 여파를 피하진 못했고요. 한국도 주가 하락 , 채권값 하락(금리는 상승), 원화 가치 하락(환율 급등)이 겹치는 ‘트리플 약세’에 시달렸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미국발(發) 악재가 다음달까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플레 텐트럼(tantrum·발작)’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이 올해 3~4차례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 한 차례에 그친다면 금리 역전이 불가피하고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특히 미국의 한국 주식 보유 규모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 자금의 40%가 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인의 한국 상장주식 보유금액은 265조1180억원으로 사상 최대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도 금통위원들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해외 자금 유출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한 금통위원은 “앞으로 주요국의 기대 인플레나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갈 경우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할 수 있고,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고요.

상황이 이렇자 백악관이 올해 미국의 금리는 세 차례 인상될 것이고, 트럼프 정부의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 조치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물론 일각에선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미국을 비롯해 각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만큼 조정 후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2016년 초에도 대규모 투매 압력에 직면했지만 세계 경제 회복 덕분에 비교적 빨리 안정은 찾았다는 걸 근거로 꼽고 있습니다. 당시 보다 지금 세계 경제 여건이 더 낫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이같은 시장 혼란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도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고, 금리 상승에 취약한 한계기업도 큰 과제로 지목됩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도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등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더 큰 경제적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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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문 - 2018.05.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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