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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폭염 속 셔틀버스만 바라보는 '한은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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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은 공사 중입니다. 낡은 본관 리모델링 공사와 별관 재건축 때문이죠. 오는 2020년까지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에서 업무를 봅니다.

이미 지난 6월까지 이전을 마치고 현재는 삼성본관 빌딩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 집행간부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조사국, 통화정책국, 금융안정국 등 대부분 부서도 모두 삼성본관 빌딩으로 옮겼답니다.

2020년 달라질 한은 본관의 모습을 기대하는 직원들도 많습니다. “리모델링한 본관을 볼 수 있을 지나 모르겠다”는 고참 ‘한은맨’들의 농반진반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그런데 이번 공사로 때 아닌 고충을 토로하는 한은맨들도 있습니다. 바로 경제통계국 임직원들입니다. 화폐박물관과 한은 소공별관 내 부서인 경제통계국, 외자운용원, 경제연구원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대상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다른 직원들과 달리 삼성본관 빌딩으로 이전하지 않고 기존 사무실에서 그대로 업무를 봅니다.

어쩔 수 없는 물리적 제약이 생기게 된 겁니다. 남대문로 한은 소공별관에서 태평로 삼성본관 빌딩까지는 빠른 걸음으로 15분 이상 걸립니다. 어떻게 보면 가까운 거리지만 요즘처럼 낮 최고 기온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때는 쉽지 않은 거리이기도 합니다.

경제통계국은 한은 내 주요 통계의 생산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 생산자물가지수, 수출입물가지수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렇다 보니 이 총재를 포함한 집행간부들에게 보고하거나 회의할 일이 다른 부서에 비해 많습니다. 전문적이고 세밀한 통계 해석을 위한 설명회나 각종 브리핑 빈도 수도 다른 부서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

경제통계국 임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한은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소공별관과 삼성본관 빌딩을 오고 가는 셔틀버스입니다. 매 시간 10분에 소공별관에서 출발하고, 매 시간 40분에는 삼성본관 건물에서 출발합니다.

한은 한 관계자는 “무더위에 셔틀버스라도 있는 게 너무 다행”이라면서도 “셔틀버스 시간을 놓칠까봐 각종 보고나 회의를 마치면 부랴부랴 뛰어가기 바쁘다”라고 귀띔하더라고요. “대내외 이슈로 경제 동향에 대한 촉각이 곤두서있을 땐 하루에도 3~4차례 회의나 보고가 잡히기 일쑤인데 왔다갔다하느라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꽤 된다”는 하소연도 종종 들립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은이 경제통계국 내 신설한 빅데이터 통계연구반 직원들은 이런 고충이 더 크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신설 조직인 만큼 각종 보고와 본관 임직원들과 업무 협의가 많을 수밖에 없어서라고 하네요. (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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