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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건넨 첫마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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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정치부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단독회담과 양국 장차관급 인사가 배석한 확대회담으로 구성됐습니다. 두 정상이 만난 단독회담에서는 북핵 관련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합니다. 이후 진행된 확대회담에서는 양국간 무역 불균형 등 경제 문제가 다뤄졌습니다.

청와자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배석한 미국 측 인사들은 한·미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대회담을 시작하자마자 통상 문제에 집중하겠다며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함께 자리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방위 문제를 꺼내자 경제 이슈에 집중하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강조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배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구체화하면서 우리 측 대표단을 압박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물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도 양국 수출입현황에 대한 숫자를 제시하며 미국측을 설득했습니다.

분위기가 얼어붙을 때쯤 장 실장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 실장에게 “오, 와튼스쿨,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농담을 던졌고 회담장은 폭소가 터졌다고 합니다. 장 실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와튼 스쿨을 나왔다. 두 사람은 와튼 스쿨 동문인 셈입니다.

장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늦었지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전하고 “제 책이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인지 중단됐다. 중국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우리”라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이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 책이 번역돼 미국에서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더 커진다”고 말해 회담장은 또 한 번 큰 웃음이 터졌다고 합니다.

장 실장의 농담으로 회의장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상호 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좋은 친구가 돼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면서 자칫하면 살벌(?)해질 수 있는 확대정상회담 분위기가 누그러 졌다고 합니다.(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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