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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서 마지막 금통위…이주열 총재, 붉은 넥타이 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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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많이들 오셨네요. 다음 달 이사 가니 이 방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건 마지막이죠.”

25일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본관 15층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수십여명의 기자를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였습니다. 기준금리는 연 1.25%로 11개월째 동결됐습니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금통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남대문 현재 한은 건물에서 이뤄지는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은은 노후화된 건물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위해 순차적으로 본부 부서를 삼성생명 본관 건물로 이전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2020년까지 진행돼 다음 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7월 금통위는 삼성생명 본관 건물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금통위원인 장병화 한은 부총재에겐 부총재로서 참여하는 마지막 금통위이기도 합니다. 다음달 24일로 3년 임기를 마치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등 다른 금통위원들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서는 장 부총재는 밝지만 여러 생각을 담은 듯한 표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이 총재의 의상도 화제가 됐습니다. 2015년 이후 좀체 매지 않던 붉은 색 넥타이를 매고 와서였습니다. 이 총재는 흰색 와이셔츠에 색이 선명한 붉은 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회의 전에도 시장에선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지만 붉은 색 넥타이가 무엇을 상징하는 지에 대해선 여러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흔히 푸른 색 넥타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붉은 색 넥타이는 인상을 의미한다는 통념이 있습니다.

물론 넥타이 색과 기준금리간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닙니다.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내거나 거꾸로 손실을 볼 수 있는 시장 참여자들이 화젯거리로 삼는 주제일 뿐입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중앙은행(Fed) 의장의 옷차림, 표정, 손짓 등을 분석해 통화정책 방향을 예상하는 일이 자주 있답니다. 이 때문에 역대 한은 총재 중에선 “금통위 날에는 아무래도 넥타이 색이 신경 쓰인다”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이날 금통위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만큼 이 총재의 넥타이 색을 두고서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피를 상징하는 것 아니냐” “내년 이후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일찌감치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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