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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질병관리본부의 '셀프 네거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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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부 전예진 기자) KTX 오송역에 내리면 전면 전광판에 ‘질병관리본부를 아십니까’라는 광고가 나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글씨가 뒤집히고 순서가 뒤바뀌어 이상한 모양입니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신뢰도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올 초 실시한 기관 인지도 조사에서 ‘질본을 알고 있다’는 국민은 약 45%로 절반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지도보다 신뢰도는 더 심각했습니다. ‘질본을 못믿는다’는 국민은 55.9%나 됐습니다. ‘믿는다’는 국민은 25.6% 뿐이었습니다.

작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와 질본의 미흡한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졌는데요. 질본 청사가 있는 충북 오송역에 기이한 자기고백 광고를 게시한 것은 땅에 떨어진 신뢰를 되찾기 위한 시도입니다.

질본 관계자는 “국가 방역체계의 컨트롤타워인 질본의 신뢰를 밑바닥부터 다시 다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면서 “앞으로 국민과 소통해 대한민국의 건강을 지키는데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질본은 이 광고 이후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정보, 질병예방법 등을 게시할 예정입니다. 지난 1월부터는 감염병 신고 상담 콜센터 ‘1339’ 외에도 카카오톡을 이용한 문자상담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국내, 해외 어디서나 감염병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기관 이미지 제고를 위해 통합 엘리베이터 랩핑 광고 등 다양한 홍보 활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광고 하나로 이미지가 단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질본을 홍보하려는 노력은 높게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끝) /ac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6(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