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폭력으로 비화되는 사건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 부쩍 늘었습니다. 지난 4일 경남 창원에서는 택시 운전사와 승객이 서로 대선 지지후보를 놓고 싸우다 쌍방 폭행으로 경찰에 입건됐지요.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에서도 한 중년 남성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 차량 주변에서 난동을 부리고, 이를 말리는 선거운동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벌여 경찰에 연행되는 사건도 있었지요.
귀중한 목숨을 잃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정치 문제로 유명을 달리한 사람만 7명에 달했지요. 1월 촛불집회에서 정원스님(서모씨·64)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광화문에서 분신한 뒤 입적했습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지지자 조모씨(61)가 아파트 6층에서 태극기를 들고 투신해 숨지는 사건도 나왔지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3월10일 이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4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정치 참여는 민주사회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상대와 다름을 존중하는 시민 의식이 바탕이 돼야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도 B씨를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예상치 못한 사태에 A씨 유족이 매우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열정도 지나치면 자신과 가족을 불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끝)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