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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은행, 트랜잭션 뱅킹에 달려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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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새로운 수익원 발굴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건 한국 은행들만이 아닙니다. 글로벌 은행들 역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익 증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속에서 글로벌 은행들의 가장 큰 수익원으로 부상한 부문이 바로 트랜잭션 뱅킹(transaction banking)입니다. 트랜잭션 뱅킹은 은행이 기업 고객들에 자금 관리 서비스, 지급결제, 무역금융 등을 제공하는 걸 말합니다. 결제 중심의 자금 관리와 무역금융을 넘어서 외환, 리스크 관리, 자금시장 거래에 대한 자문, 신탁까지 폭 넓은 통합 자금 관리 서비스를 해주는 겁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非)이자 수익인 수수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사업 분야죠. 상대적으로 리스크는 낮고 수익성은 높은 편이라 글로벌 은행들이 앞다퉈 달려든 사업이랍니다. 과거에는 미국이나 유럽 글로벌 은행들이 이 부문을 독차지했습니다. 이제는 일본 은행들도 빠르게 이 시장을 파고 들고 있습니다.

아직 한국 은행들에는 그리 활발한 사업 분야는 아닙니다. 해외와 다른 한국의 영업 환경과 수수료에 대한 인식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금융 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반발심과 저항감이 크진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은행 서비스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강해 ‘은행 서비스는 공짜’라는 생각이 짙습니다.

이 때문에 수출입금융을 제외하면 트랜잭션 뱅킹 분야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국 은행들은 해외 시장에서 트랜젝션 뱅킹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앞서는 곳은 KEB하나은행입니다. 옛 외환은행이 외환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보니 다른 은행에 비해 트랜잭션 뱅킹 관련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기업 규모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이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트랙잭션 뱅킹 부문은 은행들에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업에 비해 실적 부침이 적을 수 있어서랍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트랜잭션 뱅킹 사업은 호경기와 불경기간 수익 규모 차이가 다른 부문에 비해 확연히 적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 다른 사업의 경우 호경기와 불경기간 수익 규모 차이가 23% 가량인데 비해 트랜잭션 뱅킹은 11%로 조사되고 있거든요. 기업금융(19%)에 비해서도 낮게 나타났고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 세계 트랜잭션 뱅킹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0년이면 전 세계 트랜잭션 뱅킹 시장의 40% 가까이가 이 지역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트랜잭션 뱅킹은 지속적으로 글로벌 은행 산업에서 중요한 사업 분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글로벌 무역 규모의 성장과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신흥시장에서 기회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한국 은행들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끝) / kej@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