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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명 톱1% 한국 연구자 중 경상대 4명...비결은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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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IT과학부 기자) 경상대가 국내 대학 가운데 과학 논문 피인용 횟수를 기준으로 세계 상위 1% 연구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와 KAIST, 포스텍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전통적인 강자들을 누른 지역 국립대 돌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학술정보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연구기관 중 논문 피인용 횟수를 기준으로 상위 1% 연구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경상대였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자체적으로 전 세계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인용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피인용횟수란 한 연구자 논문이 다른 연구자에게 얼마나 인용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이를 이용해 해마다 노벨상 수상 후보자들과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를 발표하고 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21개 분야 12만8887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각 연구자의 피인용 횟수를 집계했다. 여기서 3266명의 상위 1% 연구자를 선정했다. 한국 연구기관에서는 28명의 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경상대 소속 학자는 조열제 수학교육과 교수, 전영배 수학교육과 교수, 강신민 수학과 교수, 조선영 박사(수학과 시간강사) 등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와 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고려대가 각각 2명, 포스텍과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는 1명씩 이름을 올렸다. 동덕여대와 광운대, 충북대와 대구대, 건양대, 목포대, 부경대, 영남대 등 지방대와 중위권 대학에서도 1명씩 상위 1% 과학자를 배출했다.

조열제 교수와 전영배 교수는 각각 700편가량의 논문을 발표했고, 강신민 교수도 과학논문인용색인(SCI) 급 논문을 300편 넘게 썼다. 조 박사는 시간강사로 활동하면서도 70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학술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상대의 돌풍은 예고돼 있었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경상대는 2000년대 들어 선택과 집중을 내세워 특성화에 전념하고 유력 학술지에 논문을 낸 교수들에게 논문 한 건에 1억원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면서 유능한 교수들을 붙잡는 전략을 썼다. 수학과와 수학교육과 교수들이 함께 세미나를 하고 학술대회를 여는 등 교수들이 연구에 몰두하는 환경을 조성했다.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면서 수준 높은 논문과 연구성과가 나오게 된 셈이다. 경상대 총장을 역임한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수도권에 비해 연구자들을 붙잡아두기 어려운 지역 대학은 모든 분야를 다 하기보다는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경상대는 지역 국립대 가운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성공한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여러 분야에서 상위 1%에 오른 2관왕과 3관왕 과학자도 나왔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1~100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쉬운 방법을 개발하고, 합성 과정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해 화학과 소재 과학 등 2개 분야에서 논문 피인용 상위 1% 과학자에 올랐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리튬이온전지 양극재와 차세대 전지 연구로 공학과 소재 과학 분야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과학자 로드니 루오프 UNIST 자연과학부 특훈 교수(IBS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는 물리학과 화학, 소재 과학 등 3개 분야에서 상위 1%에 올랐다. (끝)/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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