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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3박4일 아이폰 줄서기 법칙의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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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KT 광화문 사옥(KT스퀘어)에서 21일 열린 아이폰7 출시 행사. 1호 개통자가 된 유병문 씨(25)는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부터 줄을 섰다고 합니다. 꼬박 3박4일을 버틴 건데요.

저도 어제 KT스퀘어를 지나치다 건물 앞에 네 명이 줄서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저분들은 화장실도 안 가나? 밥은 어떻게 먹지?’ 등등.

그래서 취재했습니다. 지금부터 아이폰 줄서기 법칙(?)의 모든 것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이번 KT 행사의 경우 며칠 전부터 대기하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줄서도 되고, 사흘 전부터 기다려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날 출시 행사는 예약 가입자 중 당첨된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당첨자 발표는 19일 오전 9시였죠. 즉 1호 가입자인 유 씨는 본인의 당첨 여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날부터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유 씨 외에도 두 명이 더 있었다는데 그분들은 당첨이 되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갔다더군요.

자. 이제 유 씨가 자리만 뜨지 않는다면 1호 가입자가 되는 건 확실해졌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은 어떻게 가고, 밥은 어떻게 먹을까요? 비밀은 KT 현장 직원의 도움에 있었더군요. KT는 첫 번째로 와서 기다린 유 씨에게 ‘1호’ 번호표를 줬습니다. 순서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번호표를 지급했죠. 이들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은 점심과 저녁 1시간씩 자리를 비울 수 있다고 합니다. KT 현장 직원이 이를 확인합니다.

화장실을 가거나 편의점 등을 갈 때는 최대 30분까지 시간을 준다고 합니다. 신분증을 맡기고 이동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특별한 횟수 제한은 없지만 너무 자주 자리를 비우면 ‘경고’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지켜보고 있으니 눈치도 받겠죠.

밤 9시부터 오전 8시30분(KT스퀘어 오픈 시간)까지는 건물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안에서 잘 수 있는 거죠. ‘추위에 얼마나 떨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이 밖의 모든 시간에는 건물 앞에서 줄을 서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1호 개통자인 유 씨는 아이폰7플러스 제트블랙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을 구입했다고 하네요. 유 씨는 차즘(CHAZM)이라는 가방 전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사업가이기도 합니다. KT는 1호 가입자 유 씨를 위해 LTE 데이터선택 65.8 요금제 1년 무료 지원과 함께 아이패드 프로 9.7, 애플워치 시리즈2 등을 선물했습니다. (끝) /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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