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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창작뮤지컬 8편, 중국 시장 문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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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연 문화부 기자)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창작뮤지컬 ‘영웅’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 ‘마이 버킷 리스트’ ‘구름빵’이 오는 10월 13~14일 중국 상하이 황푸극장 등에서 열리는 K뮤지컬로드쇼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합니다. ‘마타하리’ ‘아리랑’ ‘캣조르바’ ‘신과 함께 가라’ 등 네 편은 영상 쇼케이스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쇼케이스 공연 제작사들은 국제항공료, 숙박비를 포함해 쇼케이스 준비 비용을 지원받습니다. 중국 바이어와 1 대 1 미팅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기회도 주어집니다.

K뮤지컬로드쇼는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상하이 카이신마화문화미디어유한공사와 손잡고 국내 창작뮤지컬을 중국 시장에 알리려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입니다. 중소규모 제작사들이 주로 참여할 것이라는 주최측 예상과 달리 에이콤 인터내셔널(명성황후, 영웅, 완득이) 신시컴퍼니(아리랑), EMK인터내셔널(마타하리) 등 국내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이 잇달아 신청서를 냈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뮤지컬계에서도 중국은 ‘황금 시장’으로 꼽힙니다. 3000억원 규모에 정체되어 있는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간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공연장 인프라가 갖춰지고, 중국어로 공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맘마미아’ ‘캣츠’등이 성공하면서 중국 내 공연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채울만한 한류 뮤지컬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중국 뮤지컬 시장 추정 규모는 2014년 기준 약 1조원대로, 2020년 4조원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로 아직까지는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계약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제작사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공연 제작사들은 △중국 업체와 수익 배분을 할 때 국내로 송금되는 기간이 1개월 이상 걸려 차기 공연 기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중국 진출 관련 정보 및 분쟁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기가 어렵다는 고충을 토로해 왔습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중국의 각종 규제, ‘관시 문화’ 등 특수성 때문에 민간 기업이 개별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중국 정부와 협력해 뮤지컬 제작사들의 공연 수출을 돕는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사는 중국상하이국제예술제 공연예술페어(SPAF) 기간에 열리고, 중국공산당황푸구위원회선전부의 협력을 받을 예정인 만큼 제작사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셈이지요.

그동안 국내 소극장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 ‘총각네 야채가게’ 등이 라이선스 형태로 중국에 진출했습니다. 올해 중국 대형 공연기획사 카이신마화 문화미디어유한공사는 소극장 뮤지컬인 ‘난쟁이들’ 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대본 번안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대형 창작 뮤지컬은 투어 공연을 진행하는 것 말고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대형 뮤지컬 제작사들이 이번 공모 사업에 대거 참여신청을 한 이유입니다. (끝)/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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