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뉴스 미디어의 플랫폼 활용 어떻게 해야 하나?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뉴스 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잃은 전통매체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도 서로 다릅니다. 시장 경쟁 질서와 이용자 소비 행태 등 중요한 변수들이 얽혀 있어서죠.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는 최근 '뉴스미디어 생태계에서 다채널 유통망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언론사의 온라인 플랫폼 활용 전략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을까요 또,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보고서가 소개한 첫번째 전략은 '옴니채널(Omni-Channel)'입니다. 페이스북,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입니다.

뉴스 속보를 비롯 중요한 콘텐츠를 소셜네트워크에 공세적으로 유통합니다. 일종의 큐레이션 전담팀도 필요합니다. 짧은 영상 제작 등 여러 플랫폼에 적합한 디지털 콘텐츠를 최우선적으로 생산합니다.

좌고우면할 필요 없이 바로 플랫폼사업자와 협력하는 셈입니다. 이런 전략과 어울리는 매체로 워싱턴 포스트, 버즈피드가 있습니다. 한국 전통매체 중에선 이 전략으로 돋보이는 매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배타적인 관계(Exclusive relationship) 전략입니다. 소셜네트워크나 포털사이트 등 외부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활용합니다. 가령 언론사의 이벤트를 제시하거나 (유료) 콘텐츠를 소개하는 정도입니다. 즉,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하지만 단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의 충성도가 강할수록 유리한 방법입니다. 콘텐츠의 질을 끌어올리고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등 자사 플랫폼으로 유인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독자 데이터베이스, 이용자 트래킹 등 눈에 보이지 않지만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에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방향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파이낸셜타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자체적인 브랜드 파워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죠. 국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는 포털 주도권으로 '잃어버린 10년'을 거쳤기에 이 전략이 설 자리는 없습니다.

세번째는 디지털 실험(Digital laboratory) 전략입니다. 테스트 베드로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겁니다. 특히 다른 미디어 사업자의 서비스 형식과 내용 등을 적극 벤치마킹합니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성장하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성과를 평가합니다. 플랫폼 사업자의 이해와 자신의 이해를 일치시키며 장단점을 파악합니다.

소셜미디어 전용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는 알자지라 방송(AL+), 미국의 뉴요커 정도를 들 수 있고, 한국에선 SBS의 스브스뉴스(비디오머그)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험이 뉴스조직에 충분히 쌓이면 자신감도 갖게 되고 새로운 혁신에도 자발적,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언론사의 플랫폼(활용) 전략은 역량이나 규모, 재원 같은 내부의 요소는 물론이고 시장 환경, 이용자 뉴스 소비 행태, 정치적(정책적) 이슈 등 을 종합해서 결정합니다. 일관된 방향과 전략적 목표가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하지만 플랫폼 활용 전략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언론사가 신뢰도나 평판이란 가치를 버리지 않는 일입니다.

콘텐츠가 '왕'이라는 명제는 타당하지만 뉴스 시장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고스란히 수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콘텐츠와 저널리즘 품격을 동시에 담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된 '원칙'이라 아무도 오래 강조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특히 우리 독자가 누구이며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겸손한 태도로 수렴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끝) / soon69@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