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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 개조개발 성공하면 300대 양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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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한국형 전투기(KF-X)를 현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KF-16의 후속기로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기존 계획분 120대에다가 150대 가량의 양산물량을 추가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국내 소요만으로도 전투기 생산의 손익분기점에 다가설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지적입니다.

공군참모차장과 공군사관학교장을 지낸 김형철 전 공군 중장은 ‘국방과 기술’(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발간)9월호에 기고한 ‘KF-X 사업의 문제점과 극복방안’에서 “KF-X를 전력화한뒤 KF-X 양산 기간중 도태시기를 맞는 F-16와 KF-16의 후속기로 개조개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F-X 사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3월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초 2015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한국국방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 등에서 사업타당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이미 10년 가량 지연되었습니다. 장착 엔진 수에 대한 이견까지 나오면서 국방부는 2014년 7월 쌍발엔진 형상으로 2025년에 전력화(실전배치)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KF-X 개발의 우선협상업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선정했습니다.

업계에선 KAI가 10월 국내외 업체들과 KF-X 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맺은뒤 11월중 방위사업청과 체계개발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AI는 시제기를 2021년께 내놓은뒤 2025년까지 개발을 마칠 예정입니다. 2025년께부터 양산에 착수, 120대를 공군에 납품하게됩니다. 정부와 업계는 개발과 양산에 약 18조원을 투입해야합니다. 큰 부담이 아닐수 없습니다.

현재로서 미국 정부가 한국형 전투기의 ‘눈’과 ‘두뇌’에 해당되는 능동전자주사(AESA)레이더, 적외선탐색추적기(IRST),임무컴퓨터(MC) 등 핵심부품 에 대한 기술 이전을 꺼리고 있어 과연 목표 시기까지 개발에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은 상황입니다.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시제기가 공군으로부터 ‘전투 적합’ 판정을 받고 양산에 들어간다해도 군의 구매예정분은 120대에 불과합니다. 수출에 나서려해도 록히드마틴의 F-16 블록 60/61이나 사브의 그리펜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할 판입니다. 이미 전세계에서 F-16을 수천대 판매한 록히드마틴이나 300대 이상을 공급한 사브 측은 KAI의 시장 진입을 막기위해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이는 마케팅 전략을 취할 것이 뻔합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방위사업청이나 자체 자금을 투자해야하는 KAI 입장에선 벌써부터 고민이 되는 대목이 아닐수 없습니다.

김 전 중장은 KF-X의 사업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문제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한국 공군의 미디엄급 전투기인 F-16는 2030년초, KF-16는 2030년대 후반부터 노후화로 인해 더이상 운용하기 힘든 시기에 들어갑니다. 도태이후 후속기종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공군으로서는 양산중인 KF-X 기종을 빼놓고 다른 기종을 개발하거나 해외에서 후속 기종을 물색할 이유나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고등훈련기인 T-50은 8년간 체계개발을 통해 완제품이 나온뒤 4년간의 개조개발을 거쳐 경공격기인 FA-50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KF-X를 2025년까지 개발한뒤 곧바로 성능개량 연구에 돌입, 개발에 성공한다면 F-16과 KF-16의 후속기로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수준의 공군력을 유지하려해도 F-16과 KF-16를 대체할 전투기는 150대 가량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목표에 따라 KF-X 사업을 진행하면 300대에 가까운 국내 소요를 기대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KAI가 전투기 개발의 손익분기점이라는 300대 가량의 KF-X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할수 있게 된다면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습니다. 김 전 중장은 “미 공군은 현재 사용중인 F-15E를 2030년까지 사용할 계획”이라며 “F-35와 장거리폭격기 등의 개발에 집중해야하기에 F-15E 후속기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F-35를 개량하거나 스텔스 기능을 갖춘 무인기로 대체할 수 있지만 재래식이지만 성능이 괜찮은 유인전투기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쌍발엔진을 장착, 단발엔진 전투기에 비해 중량이 무거운 폭탄이나 유도탄을 여러 기 실을수 있는 KF-X 개량형이 F-15E 후속기로서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킨다면 미 공군 판매 길도 열릴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숱한 논란 끝에 시작된 KF-X 사업이 반드시 성공, 해외에서도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끝) / swchoi@hankyung.com

사진출처 : 방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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