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들에게 희소식입니다. 앞으로는 만 2세 미만 아이도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유치원에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정부가 0~2세 아이도 유치원 입학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첫째 둘째 따로 챙겨 보내느라 아침마다 치렀던 아이들과의 전쟁, 이제 좀 나아질 기미가 보이네요.
그동안 0~2세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었습니다. 3살부터 유치원 입학이 허용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도 때문에 첫째, 둘째를 서로 다른 시설에 보내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부모들이 전체 부모의 17%나 됩니다.
가까운 어린이집이 없는 동네에 살고 계신 분들이 사실 가장 난감했지요. 전국 379개 읍면동엔 유치원이 있지만 어린이집은 없습니다. 이때문에 0~2세 아이를 가까운 유치원에 맡기게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정부가 만 0~2세 아이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내일 0~2세 아이의 유치원 입학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혼란을 우려해 우선 어린이집이 없는 농어촌 지역에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내년에 시범사업을 하고, 2017년 이후에 본격 적용하겠다고 하네요.
사실 현재 보육체계는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교육과정(3~5세 누리과정)은 어렵게 통일을 했지만, 관리체계는 여전히 이원화돼있거든요. 그래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딜 보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도 많지요.
소관 부처부터 다릅니다. 유치원은 교육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리합니다. 소관 법률도 유치원은 유아교육법,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입니다. 교육(보육) 시간도 다릅니다. 유치원은 5시간, 어린이집은 12시간이 통상 교육시간입니다. 그런데도 보육료는 똑같이 받기에 어린이집들의 불만이 상당하지요. 보통 어린이집에 적용되는 규제가 더 많습니다.
정부가 ‘유보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겠다는 겁니다. 오늘(2일) 발표된 0~2세 유치원 입학 허용 방안은 이 유보통합의 신호탄입니다. 어제(1일)부터 유치원비 상한제도 시작됐습니다. 어린이집 비용은 법으로 묶여있는데 유치원비엔 사실상 규제가 없어 유치원비 인상률을 제한해야한다는 얘기가 많았거든요.
유보통합의 가장 마지막 목표는 부처 통합입니다. 국무총리실 유보통합추진단은 2017년에 현재 교육부와 복지부로 나뉘어있는 아동 교육(보육)을 한 쪽에 넘겨줄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부처들이 소관을 가져가려 기싸움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부처통합이 말처럼 그리 쉬울 것 같진 않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각 이해단체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일입니다. 서로 자신의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 할테니까요.
내후년 이후에 정말 엄마들이 유치원, 어린이집 어딜 보내도 상관없게 될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