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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 취업진로팀장 인터뷰..."교육에 쏟는 돈으로 일자리 만들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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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윤 산업부 기자) “엑셀 아무리 가르치면 뭐해요. 일자리가 없는데…”

지난 1일 상명대 경력개발센터에서 만난 박정란 학생처 취업진로팀장은 한숨부터 쉬었다. 정부에서 청년취업아카데미다 뭐다 해서 취업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우수한 인재를 교육시켜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언론에서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이젠 배우려고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취업캠프때는 대기번호를 내줄 정도로 취업준비생들이 몰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접수를 시작했는데도 아직도 마감이 덜 되었다는 것이다. 상명대 경력개발센터는 올 여름박학을 앞두고 영어,자격증,직장체험,취업교육 등 4개 영역에서 10개 프로그램을 마련, 모두 700명에 가까운 학생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이가운데 엑셀 자격증 취득과정 80명을 제외하고는 신청자가 미미하다. 영어 토익반의 경우 교육비 5만원을 받지만 출석률 80%이상일땐 전액 반환해주는 보증금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10명중 4명은 취업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사교육비도 월평균 30만원에 달했다. 박 팀장은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인데도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학원으로 가는걸 보니 안타깝다”고 속내를 토로했다.

이어 취업이 잘되는 학과이야기도 꺼냈다. 박 팀장은 “상명대 지리학과의 지난해 취업률은 70%”라면서 ”이들의 취업분야는 여행사, 유통식품 영업, 지리정보시스템업체 등 다양했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들어본즉, 입학때부터 지리학과의 특성상 취업이 어렵다보니 학생들이 저학년때부터 취업준비를 하고 교수들도 취업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학점을 주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전공과 상관없이 미리미리 준비한 것이 비결이라는 것이다.

박 팀장은 취업이 잘된다는 경영학과학생들은 별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가 4학년이 되어 준비하다보니 취업이 잘 안되고, 행정법학과 친구들은 막연히 공무원을 생각하다가 취업이 어렵고, 사범대도 4학년이 되어 교사임용시험을 한번 본뒤 졸업후 합격하겠다는 마음으로 응시하니 취업이 안된다고 분석했다. 상명대는 전신이 상명사범여대로 출발하여 사범대가 전통적으로 강한 학교지만 최근 사범대의 임용시험 합격률은 10%수준에 불과하다.

상명대 취업센터는 3년전부터 매년 5월1일 근로자의 날에는 ’MayDay Mentoring Day‘를 한다. 상명대 출신의 기업 입사선배를 초청하여 후배들과 1대1 취업멘토링을 하도록 한다. 지난해는 30여명의 선배들이 와서 성황을 이뤘다. 박 팀장은 ”근로자의 날이 휴일이기에 의외로 선배들이 많이 찾아와서 멘토링을 해주고 있어요. 그런데 내년은 토요일이라서 어떻게 될지 막막하네요“ 상명대 멘토링을 본떠 한국외대도 올해 이 행사를 개최했고 다른 대학들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상명대 경력센터의 업적중 하나는 대학2학년 진로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정한것. ’커리어스타트‘라는 과목으로 전문강사진들이 각 단과대학의 학생들에게 사회의 각 직무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다. 이밖에 소셜멘토링 ’잇다‘와 함께 직무 롤플레잉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직무를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박 팀장은 여성 취업준비생이라면 샘표식품에 문을 두드려 볼 것을 제안했다. ”요리면접을 하는 샘표식품은 똑똑한 여성을 뽑는 전략인 것 같아요. 지난해 45명 신입중 35명이 여성이었고 남성은 10명 뿐이었거든요“ 그는 남성 취준생은 오히려 화장품과 홍보대행사를 노크하는 것도 쉽게 취업을 할수 있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앞으로는 잘생긴 ‘꽃미남’들이 화장품을 파는 시대가 곧 올것 같아요. 여성이 많이 있는 분야에 남성이 가도 환영받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땐 최고의 스펙은 ‘남성’인 것 같아요“

박 팀장은 지난주에는 어학연수팀 30명을 이끌고 필리핀 세부에 다녀왔다. 이 프로그램은 상명대 취업센터에서 2년전부터 만든 4주 어학연수로 여름,겨울방학 연2회 진행하고 있다. 비용은 260만원인데 학교 150만원, 학생 110만원을 부담토록 하고 있다. ”요즘 트렌드가 호주 워킹가기전 필리핀서 4주후 가면 훨씬 좋은 잡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영어에 자신감이 있으면 취업원서도 자신있게 내는데 영어가 안되니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박 팀장은 ”요즘엔 여성도 직장이 없으면 결혼도 힘들다“면서 ”일자리가 많이 생겨 이런저런 많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끝냈다.(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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