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중간 교역액은 1362억위안으로 일중간 교역액(1342억위안)을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물론 올들어 5월까지 누계기준으로는 아직 일중간 교역액(6889억위안)이 한중 교역액(6736억위안)을 웃돕니다.작년의 경우 일중 교역액이 1조9213억위안으로 한중 교역액(1조7838억위안)보다 7.7% 많았습니다. 일중간 교역액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겪었습니다. 지난해 감소폭은 1.0%였지만 올들어 5월까지 일중간 교역액은 전년동기 대비 11.2% 감소했습니다. 최근 엔저로 일본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일중간 교역은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엔저로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들이 일본으로 몰려간다는 뉴스가 나온 지 오래입니다.일중간 정치외교적 분쟁이 양국 경제교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얘기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일중간 교역은 왜 엔저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을까요.
얼마 전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이 문화일보와 한 인터뷰 대목에 그 답이있습니다. “중국을 탈피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시키는 게 당면 과제다. 우리나라가 중국 시장에 매몰돼 있는 동안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수출 시장을 회복해 왔다. 우리나라의 아세안 지역 수출 증가율이 최근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동안 일본은 그 반대를 기록했다.”
실제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만해도 일본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습니다.엔저 덕을 봤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2.4%에 머물렀습니다.아세안으로의 수출은 7.5% 증가해 대조를 보였습니다.대미(對美) 수출도 21.3% 급증했습니다.
중국 경기의 둔화로 일중간 교역이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일중 교역이 상대적으로 중국과 다른 나라에 비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일본이 수출 지역 다변화를 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중 교역액의 일중 교역액 추월 통계가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와 한중FTA체결 등으로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하지만 투자도 그렇지만 교역 역시 다원화하는 게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좋은 방식입니다. 대(對)중국 경제교류의 양적 팽창보다는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집중하면서 다른 나라와의 경제교류도 확대하는 접근을 병행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