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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바이두에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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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바이두는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서비스업체입니다. 혹자는 중국 당국의 구글서비스 규제로 급성장하게 된 '우물안 개구리'라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정부의 보호막 아래에서 거대 중국시장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겁니다.

재무제표와 사업모델을 분석하는 것으로 이 회사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점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의 연설 역시 그 회사를 들여다보는 소중한 창 역할을 합니다. 회사의 특별행사 때 하는 발언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주말(24일) 베이징의 서우두체육관에 1만4000여명이 모였습니다.바이두의 직원들과 가족들이 창사 15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겁니다(바이두 전세계 직원수는 4만5000여명). 창업자인 리옌훙 최고경영자(CEO)가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그가 이날 행한 연설 중 기업가와 정보기술(IT)업계 종사자에 시사가 될만한 부분을 발췌해 정리합니다.

*왜 일을 하는가
”오늘 행사장인 서우두체육관 대각선 맞은편에 중국 국가도서관이 있다.대학 다닐 때 자전거 타고 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린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바이두가 검색하는 정보의 양은 중국국가도서관 6만여개가 소장한 책의 분량에 맞먹는다. 개인이 어디에 있든 누구든 정보 및 지식과의 거리는 모두 같다.15년 전 바이두를 창업한 첫날 하나의 사명감을 확립했다. 인간이 가장 평등하게 정보를 얻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앞으로 15년, 아니 50년 뒤에도 이 같은 사명감은 계속 지켜질 것이다.”

*보람을 느낄 때
“며칠 전 한 초등학교의 교장의 메일을 받았다. 바이두문고(바이두 내 문서형태로 논문이나 강의록등이 정리돼있는 코너)의 도움에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이 학교의 학생들은 빈곤도 걱정이지만 더 큰 걱정은 세상과의 격리였다. 외딴 곳이라 젊은 선생들이 잘 오지 않아 학업을 이어갈 길이 막막했다. 바이두문고 덕에 인터넷에서 최고의 교재를 내려받을 수 있게 돼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렇게 해서 체득한 교육경험을 바이두문고를 통해서 공유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았다고 했다. 바이두가 벽지의 학생들을 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창이 됐다”

*고난 극복의 코드1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
“15년간의 바이두엔 비바람이 늘 함께했다.특히 최근 2년 바이두는 쉽지 않았다.PC 부문에서는 경쟁자들의 공격을 받고 모바일인터넷의 거대한 물결은 너무 빨리 들이 닥쳤다.급속한 사대변화에 준비가 좀 부족했다.그래서 2년 전 바이두는 이젠 안된다는 얘기가 돌았다.그러나 바이두 창업이래 매번 어려운 순간이 닥칠때마다 어려움이 얼마나 크더라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놓치 않았다.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기술의 역량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 팀의 3분의 1이상은 우수한 엔지니어다.가장 어려운 시기에 있을 때 우리는 더 많은 경비를 들여 연구개발에 더 많이 투입했다.미국의 실리콘밸리연구센터의 규모를 끊임없이 키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화상식별 등 깊이있는 기술을 확보하게됐다.”

*고난 극복 코드 2 인재 중시…상한선 없는 인센티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댈 수 있는 문화와 인재 성장시스템을 바이두의 최고 소중한 자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나는 늘 한장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2012년 12월 추운 겨울의 주말이다.수많은 젊은이들이 비를 맞으면서 바이두 사옥 앞에 긴 줄을 선 장면이다.바이두 입사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다. 나는 CEO로서 여러분들이 더 좋은 무대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빨리 성장하고,넉넉한 수입을 확보할수 있도록 해야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나는 작년말에 역사장 가장 큰 보너스를 지급했다. 50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받은 직원도 있었다.우리는 평균주의를 깨야한다.장차 우리는 더 많은 돈을 실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줄 것이다.보너스의 상한선은 없다.”

*O2O에 베팅…바이두를 의식주의 플랫폼으로 키운다
“오전에 서우두체육관에 오는 도중 길가에 있는 베이다커우병원을 지나왔다.거기엔 매일 번호표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환자들이 있다.생활의 불편과 불평등이다. 20년전 사람들이 정보를 얻거나 지식을 취득하는데 불편하고 불평등을 감수해야했다.본질은 같다.바이두의 어깨는 무겁다.가야할 길이 멀다. 인터넷과 전통산업건 깊이있는 융합을 할 역사적인 기회를 장악해야한다.모바일시대 바이두의 전략은 인간과 정보의 연결을 인간과 서비스의 연결로 확장해야한다.바이두는 이미 15년의 공을 들여 지식과 정보 앞에 인간이 점진적으로 평등해질 수 있도록 했다.미래 바이두는 정보취득 때 한 것 처럼 인간이 서비스도 효율적이고 평등하게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 대목에서 온라인투오프라인(O2O)비즈니스가 떠올려집니다.) 바이두는 이미 301병원 같은 의료기관과 협력을 시작했고,새로운 인터넷금융 업무도 준비중이다.인터넷금융은 학자금 대출에 집중할 것이다.학비가 없어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없도록 할 것이다.인간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모바일인터넷의 광활한 전쟁터가 바로 우리 눈 앞에 있다. 우리는 업계의 규칙을 새로 쓸 것이다.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인간의 의식주가 바이두를 통해 더욱 편리해지고,사회경제의 효율이 제고될 것이다.”

*3대 구호 ‘진격 앞으로’ ‘미래를 이끌자’ ‘세상을 바꾸자’
“지금은 바이두가 앞으로 나갈 때다.교육 의료 금융 교통 관광 등의 업종에서 수많은 기회가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매 업종마다 우리는 새로운 바이두를 창조할 기회가 있다. 지금은 바이두가 미래를 이끌 때다. 말과 사진이 미래인간의 주요 표현방식이 될 것이다.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정보산업 변혁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혁신센터가 돼야한다. 지금은 바이두가 세계를 바꿔야할 때다.지금의 전쟁터에서 여러분들은 전투의 시련을 거친 후 중국은 물론 세계 인터넷의 진정한 동량이 될 것이다.”

“It is time! It’s time to move forward! It’s time to lead the future! It’s time to change the world.”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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