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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만 유독 잘 팔리는 음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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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주 지식사회부 기자) 서울대에서만 유독 잘 팔리는 음료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바로 동아오츠카가 지난 1999년 출시한 밀크티 ‘데자와’입니다.

동아오츠카가 23일 내놓은 올해 대학별 데자와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15만7000개의 판매량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이화여대(8만5000개), 3위는 고려대(6만5000개), 4위는 연세대(5만6000개), 5위는 KAIST(4만5000개)였습니다.

서울대생들이 데자와를 가장 많이 마신다는 사실은 학생 1인당 통계를 따져보면 보다 명확해 집니다. 대학별 판매량을 재학생수(학부생+대학원생)로 나눠보니 서울대(2만8000명)생 일인당 연간 데자와 소비량은 5.6개로 KAIST(4.5개), 이화여대(3.8개), 고려대(2.2개), 연세대(2개)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데자와는 캠퍼스 내 8개 매점과 편의점 3곳, 자판기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캔 음료수 중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동아오츠카 측은 유독 서울대에서만 데자와가 인기를 끄는 비결에 대해 “신기하다”는 반응입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데자와를 판매 중인 외부 매장과 서울대 내 매점 간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15배나 차이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데자와 전체 판매량은 645만개로 음료시장에선 100위권에도 들지 못 한다”며 “서울대라는 거래처 하나에서 전체 판매량의 2.4%를 소비한다는 건 기현상에 가깝다”고 강조했습니다.

혹시 서울대에만 자판기나 매점 등 판매망이 잘 갖춰져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물으니 “지금까지 서울대를 타깃으로 특별히 판촉 행사를 벌이거나 마케팅을 진행한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회사 측에서 대학생 20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봐도 144명(71%)이 ‘데자와를 즐겨 마시는 학교 내 분위기에 따라 구입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대생들은 왜 데자와를 즐겨 마시는 걸까요?

한 학생은 데자와에 대해 “몸이 아플 때 따뜻한 데자와는 쌍화탕과 같고, 운동 후 목이 탈 때 시원한 데자와는 ‘포카리스웨트’보다 더한 청량감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온장/냉장보관이 가능해 언제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남쪽으로 관악산을 등지고 있어 일조량이 적고 산 중턱 고지대에 위치한 서울대의 지형적 특성이 데자와 인기의 비결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겨울에 추위를 타는 경우가 많은데, 자판기 온장고에서 갓 뽑은 따뜻한 데자와가 꽁꽁 언 몸과 마음까지 녹여준다는 겁니다. 서울대가 따뜻한 평지로 옮기지 않는 이상 데자와의 인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6(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