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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2% 성장' 어렵다"…'상저하저' 현실 되나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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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가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1%대 저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성장률을 1%대로 제시한 것은 주요 기관 중 처음이다. 상반기에 침체하다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주요 기관의 '상저하고' 전망이 반등하더라도 침체 수준인 '상저하저'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도 1%대 성장
2일 예정처는 2023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5%로 낮췄다. 작년 10월 발표 후 5개월만에 0.6%포인트 하향했다. 반기별 성장률은 상반기 1.2%, 하반기 1.8%로 내다봤다.

1.5%라는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의 성장률 전망보다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한국이 올해 1.6%를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1.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월 1.8%를 제시했다.

예정처가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빨라 투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봐서다. 설비투자는 -1.3%로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경기둔화 가능성과 반도체 업황 둔화 현황 등을 반영해 기존 1.2%에서 2.5%포인트 낮췄다. 0.4% 증가할 것으로 봤던 건설투자도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소비도 긴축 등을 반영해 성장률을 0.7%포인트 낮춰 3.3%로 제시했다. 다만 민간 소비는 기존 전망치(2.4%)를 유지했다.

하반기 성장률을 2%대 밑으로 제시한 것은 주요 기관 중 처음이다. 한은과 KDI가 지난 2월 올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2.0%, 2.4%로 전망한 것에 비해 0.2~0.6%포인트 낮다. 예정처는 “상반기에는 성장이 정체되겠으나, 하반기에는 중국경제 재개방 및 세계경기 회복에 힘입어 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반등의 폭은 미미하다고 본 것이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존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이다. 하반기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만큼도 성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저성장하는 '상저하저'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3.5% 오를 것
예정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3.5%로 전망했다. 정부, 한은, KDI 등과 동일한 수치다. 상반기에는 전년과 비슷한 4.1% 상승하겠지만 하반기 국제원자재가격 안정화 및 전년도 고물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3.0%로 상승폭이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취업자수는 전년대비 14만7000명(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폭(81만6000명)의 약 18% 수준이다. 다만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예상한 취업자 증가폭(10만명)보다는 많다. 고용증가세 둔화 이유로는 "경제성장 둔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따.

올해 경상수지는 200억 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상반기 38억달러 적자에서 하반기 237억달러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예측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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