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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게 세뱃돈 두둑하게 받았어요"…한숨 돌린 주주들 [테슬람 X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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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올 30% 반등에 '숨통'
"가격 인하에 수요부진 우려 벗어"
월가 애널 10명 중 6명 "매수 추천"
25일 실적발표가 향후 주가흐름 변수



“연초 110달러에 테슬라 10주를 샀는데 벌써 수익률이 30%입니다. 머스크 회장님에게 세뱃돈 두둑하게 받았네요”

테슬라 주주들이 모처럼 웃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7.74% 급등한 143.75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3% 가까이 오르며 바닥을 다진 모양새다.

작년 말 테슬라 투자 커뮤니티는 침울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한 해 70% 가까이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무너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로 인한 주식 매각 및 수요 부진 우려 등 악재가 잇따랐다. 한때 미국 상장기업 5위였던 테슬라 시가총액은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머스크 역시 세계 최대 부자 자리에서 내려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앞다퉈 목표 주가를 내렸다.



바닥 모르고 추락하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테슬라가 전기차 최대 격전지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20% 전격 인하한 게 반전의 동력이 됐다. 인기 차종인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을 6만5990달러에서 5만2990달러로 낮췄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까지 포함할 경우 종전보다 최대 31%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64%가 테슬라 주식의 투자 등급을 ‘매수’ 또는 ‘비중 확대’로 분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들이 제시한 테슬라 목표주가 중위가격은 194달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에 다시 관심을 보인 건 이 회사가 여전히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선두이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65%로 △2위 포드(7.6%) △3위 GM(3.5%)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들은 가격 인하 역시 긍정적으로 봤다. 꺾였던 테슬라 전기차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지난해 131만대 차량을 인도했다. 전년과 비교해 40% 늘었지만, 당초 테슬라가 제시했던 목표치 50%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전기차 구매 융자업체 테넷에 따르면 가격 인하 이후 테슬라 구매 융자 신청은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경쟁사들은 전기차를 팔아도 이익이 극도로 적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며 “테슬라가 단행한 가격 인하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리티도 “테슬라가 이윤율이 낮은 업체들을 몰아내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살아남는 기업들의 몫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는 25일 장 마감 후 작년 4분기 실적발표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 실적이 향후 테슬라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의 테슬라 예상 주당순이익(EPS) 평균은 1.13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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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와 머스크에 대해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뉴스를 전합니다. 기성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테슬라 팬'들의 이슈도 관심사입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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