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전자팀 기자들이 '삼성은 지금'을 연재합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안팎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다비치 10CM 에일리 김필 박혜원…
유명 가수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무대는 바로 반도체 사업장입니다. 요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국 반도체 사업장에선 연일 게릴라 콘서트가 열리고 있습니다. 업무로 지친 와중에 점심시간 등에 회사에서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힐링’하고 있다는 게 양사 임직원들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역시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DS 부문은 지난 20일부터 2주간 경기 기흥, 화성, 평택, 충남 천안과 온양 등에 있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가수 초청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자우림, 마크툽, 에일리, 10CM, 거미 등 유명 가수들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열띤 공연을 펼쳤습니다.
앞으로도 게릴라 콘서트는 종종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 DS 부문이 지난 6월부터 추진 중인 ‘으랏차차 DS’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회사 측은 행사를 연중 상시로 이어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부터 가수 초청 행사를 수시적으로 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두 회사는 다양한 복지 혜택을 도입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250만원 상당의 허먼밀러 의자 제공, 매달 1회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 도입, 춘천 레고랜드 대관 등의 이색적인 복지를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미혼 임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강화, 에버랜드 무료 이용권 지급 등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최근엔 반도체 전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여가포인트를 지급했습니다.
그런데도 삼성 직원들 사이에선 '1등 처우를 약속했던 삼성전자가 이젠 SK하이닉스만 못하다'라는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위톡에서의 경 사장의 솔직한 발언은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매번 화제가 됩니다. 경 사장이 지난 9월 초에 "10월 초쯤에 추가 보상에 대해 정리한 다음 답변을 드리겠다"고 하자, 삼성 직원들 사이에선 ‘DS 총보상우위 확정안’이라는 지라시가 돌았습니다. 여기엔 △전직급 베네포유 100만원 지급 △매년 여가포인트 100만원 고정지급 △휴양소 추가 할당 및 개선 △갤럭시워치4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MZ 세대 직원 비중은 현재 기준으로 약 40%가 된다고 합니다. 전체 임직원 수가 12만명 정도니 5만명 가량은 MZ 세대인 셈이죠. 앞으로도 두 회사 간 복지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산업계에선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자칫 업체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게 되진 않을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어떻게 이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지에 주목됩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