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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두번째 '맘 골퍼' 예약한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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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의 골프 단짠단짠

임신 6개월에도 7개 대회 '전출'
"'엄마의 힘' 갖고 돌아올 것" 다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표 선수들의 연령은 20대 초중반이다. 30대 선수에겐 어김없이 ‘노장’ 타이틀이 붙는다. 이런 한국 여자골프에서 투어 활동과 육아를 병행하는 ‘맘 골퍼’가 설 자리는 거의 없다.

‘무승의 강자’로 불리는 박주영(32·사진)이 안선주(35)에 이은 현역 두 번째 맘 골퍼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22일 막을 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끝으로 휴식에 들어간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출산을 위해서다.

박주영은 ‘꽉꽉이’(태명)와 함께 올 시즌 7개 대회에 모두 나섰다. 지난 8일 끝난 교촌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공동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가장 먼저 16강에 안착했다.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환하게 웃었다.

출산 후에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은 흔해졌지만, 여자프로골프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올 시즌 현역 선수 가운데 맘 골퍼는 안선주 한 명뿐이다. 이보다 앞서 안시현(38)과 홍진주(39)가 육아와 골프를 병행했지만 지금은 채를 놓았다. 안시현은 2016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딸을 안고 눈물을 흘려 박수를 받기도 했다.

맘 골퍼가 나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육아와 골프를 병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다. 프로골퍼들이 출근하는 장소는 대회장이다. 거의 매주 전국 각지로 ‘출장’을 다녀야 한다. 프로암 대회 및 공식연습에도 각각 하루를 투자해야 한다. 온전하게 육아에 집중할 수 있는 날은 1주일 중 월요일 하루뿐이다.

하지만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는 다르다. 미셸 위 웨스트, 스테이시 루이스 등은 출산 후에도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LPGA가 제공하는 돌봄시설, 보모 서비스 등이 맘 골퍼가 많이 나오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와 일과 가정의 양립은 이제 프로골프에서도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되고 있다. 박주영은 SNS를 통해 “투어활동 12년 만에 처음으로 긴 휴가를 갖는다”며 “다시 복귀하면 되는 만큼 제 인생에 잠시 쉬어가는 이 시간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 무섭다는 ‘엄마의 힘’을 갖고 더 튼튼하고 멋지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더 많은 맘 골퍼들이 KLPGA 무대를 휘젓길 기대해본다.

오늘의 신문 - 2024.04.17(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