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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어디까지 오를까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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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원·달러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달러당 1200원을 돌파했다. 치솟는 환율에 외환당국과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250원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 오른 달러당 1202원70전에 거래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올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 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달러인덱스는 96.4로 전날보다 0.49% 상승했다.

통상 Fed가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면 그만큼 달러가치도 뜀박질한다.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고금리를 좇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 가치도 상승한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도 26일(현지시간) 연 1.873%를 기록해 전날보다 0.091%포인트 뛰었다.

Fed 결과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6600억원어치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이 지난달에 이어 1월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역수지는 작년 12월에 5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1~20일에 56억3000만달러 적자를 이어갔다.

이달에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이른바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 경제의 양대 버팀목인 정부재정과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환율이 1230~1250원을 오갈 것으로 봤다.

외환당국도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FOMC 관련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 등으로 환율이 1200원 선을 큰 폭 웃돌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면전 우려에 외국이 자금 이탈이 겹친 환율이 뜀박질했다"며 "설 연휴 뒤에 당국이 외환개입에 나서면 오름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달러=1200원'이 위기의 징후로 통한다. 환율이 1200원이 웃돌면 기업·가계의 달러매도 움직임이 두르러지는 만큼 환율이 1200원 선을 큰 폭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24(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