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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엔 호재"… 콩순이도 '반도체 쇼티지' 못 피했다 [박신영의 일렉트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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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게임기도 반도체 부족 영향
전문가들 당분간 가격 더 오를 것으로 예상
삼성전자엔 호재로 작용 예상


최근 지방에 사는 한 독자로부터 사진 한장을 전해 받았다. 5살 짜리 쌍둥이 딸 둘을 키우는 이 독자는 최근 근처 대형마트에 아이들 생일 선물을 사러 들렀다가 낭패를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콩순이와 시크릿 쥬쥬를 좋아해서 각각 하나씩 사려고 갔는데 상품 입고가 되지 않아 살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형마트가 상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뜻밖에도 반도체 쇼티지(수급부족) 때문이다. 해당 마트는 매장 앞에 "IC칩 수급 불안정으로 입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말하는 인형에도 반도체 칩이
인형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작동자의 음성이나 터치를 인식해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도록 만든 상품들이다. 대표적인 아날로그반도체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이런 생활밀접형 제품들도 반도체 쇼티지 영향을 받고 있다. CCTV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부족으로 해당 MCU 가격이 최근 여섯배 이상 뛰기도 했다.

중고등학생부터 어른까지 고객층이 넓은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는 신상품 부족으로 중고 상품이 새제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온라인 중고 거래 게시판과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PS5를 손에 넣은 이들이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올려놓은 게시글이 자주 등장할 정도다.

PS5 정품가격은 62만8000원 수준이지만 중고가는 8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반도체 가격 더 오를듯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반도체 쇼티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문에 가격도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중국 정부 당국이 반도체 부족 현상에 대해 얼마간 이어질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업정보화기술부(MIIT)의 티앤 쉬롱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공급망은 여전히 얼마간 타이트한 모습을 유지할 전망이며 현 상황도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즈도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및 원재료 가격이 동시에 급등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구동칩(DDIC)의 평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0% 뛰었다.

게다가 업계 점유율 52.9%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는 지난달 발표에서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가격 인상은 오는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삼성전자엔 호재
이같은 반도체 쇼티지와 가격 인상은 삼성전자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몸값이 올라가고 있어서다. 다만 삼성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는 메모리 부문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3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9만5000원을 유지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매출 74조2600억원, 영업이익 16조400억원, 순이익 12조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격하게 상승한 원·달러 환율, 파운드리 정상화와 스마트폰 판매 회복 등이 실적 호조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 예상 영업이익은 반도체 9조7400억원, 디스플레이 1조4100억원, 무선사업부(IM) 3조7900억원, 가전(CE) 8900억원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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