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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실적·성장률 모두 최고치…Fed는 어떤 선택할까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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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의 대형 재료 쏟아질 한주]

28일 FOMC 성명·파월 브리핑 '주목'
"물가 일시적+테이퍼링 인내" 밝힐듯

미 2분기 GDP, 최고 9% 넘을 가능성
시장 선반영...정점 논란 재연될 수도

애플·아마존·테슬라...2분기 성적 공개

이번주엔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시장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경제 일정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애플과 아마존, 테슬라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2분기 성적표를 쏟아냅니다.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에 좋은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시장 기대가 동반 상승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비슷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최고 9%를 넘는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으나 정점 논란이 재연될 수 있습니다. 2분기 성장률은 오는 29일 증시 개장 직전에 나옵니다.

작년부터 증시를 지배해온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 이슈가 이번주에도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8일엔 FOMC 성명과 함께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Fed의 입장을 전달합니다.

델타 변이 확산 등에 따라 경제 회복에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역시 바로 시작하기 어렵다는 걸 강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월은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 현상이란 점을 또 다시 강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무엇보다 이번주 금요일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Fed가 통화 정책을 바꿀 때 참고하는 1차 자료가 PCE 물가입니다. 이 근원 물가는 약 30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증시의 대형 재료들이 집중될 한 주. 주가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의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 종합

지난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로 지난 19일 증시와 유가, 암호화폐가 동반 추락했는데, 단 하루만에 부진을 털어냈습니다.

한주동안 다우 지수는 1.08%, S&P 500은 1.96%, 나스닥은 2.84% 상승했습니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만 놓고 보면 세 지수는 각각 0.68~1.04% 올랐습니다. 기업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왔던 게 투자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이번주 대형 기술주의 집중적인 실적 발표를 앞두고, 트위터가 먼저 성적표를 내놨는데 매출이 1년 전보다 74% 급증했습니다. 소셜미디어 업체인 스냅 매출은 이보다 큰 폭인 116%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스냅 주가는 하룻동안 23% 넘게 뛰었습니다.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HS 마킷에 따르면 이달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3.1로, 전달(62.1)은 물론 시장 예상(61.8)을 웃돌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깼습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꼽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7.20을 기록했습니다.
▶다시 관심 받은 국채 금리

지난주 월요일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급락했던 건 경기 침체 우려가 갑자기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당일 연 1.19%로, 바닥으로 여겨졌던 1.2%까지 뚫었습니다. 전 영업일 대비 0.12%포인트나 급락한 겁니다.

1~2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나스닥 지수가 뛰었는데, 최근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 뒤엔 그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채 금리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자 주가도 꾸준히 올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10년짜리 국채 금리는 연 1.30%로, 전날 대비 0.03%포인트 올랐습니다.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게 급격한 변화인데, 국채 금리가 또 크게 움직인다면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델타 변이의 확산 속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에서 델타 변이는 증시에서 크게 주목할 만한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확산해도 전면 재봉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난이 심화하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추세로는 신규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지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5만여 명으로, 이달 중순 대비 2~3배 급증했습니다. 일일 기준 10만 명을 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신 접종 속도는 크게 둔화했습니다. 4월엔 하루 접종 건수가 300만여 건에 달했으나 요즘엔 50만~60만 건에 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큰 부류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델타 변이의 전염력이 대단히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건 다행입니다. 미국 내 하루 사망자 수는 올 초 대비 10분의 1 수준인 300명 안팎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변이가 계속 생겨나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겁니다.
▶FOMC와 파월 기자회견

이번주엔 FOMC 정례회의가 있어 주목됩니다. 핵심은 테이퍼링에 대한 발언 수위입니다.

Fed는 지난달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개시했습니다. 시장 예상과 달랐습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FOMC 회의 때 위원들이 긴축 전략에 대해 공식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테이퍼링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진전된 논의가 나올 것이란 얘기입니다.

다만 이달 회의에서 테이퍼링 일정을 확정하고 이를 공개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고용 회복 속도가 더딘데다 델타 변이 확산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가 급등세가 일시적 현상이란 Fed의 시각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입니다.

시장에선 다음달 26~28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토론회인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을 최종 확정하고, 빠르면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액을 줄여 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Fed 위원들 간 불협화음이 터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 등 일부는 “물가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내년 후반엔 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Fed 내 주류와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주 Fed 일정>

27일(화) FOMC 개시

28일(수) FOMC 성명서 발표(오후 2시) /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회견(오후 2시30분)

30일(금)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 /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최고점 찍을 미 성장률

오는 29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됩니다. 작년 상반기 팬데믹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올 2분기에 근래 최고 기록을 썼을 게 확실시됩니다.

팩트셋은 미 2분기 성장률이 9.2%(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치솟았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1983년 2분기 이후 3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월가의 예상치는 8.5%입니다. 모두 1분기(6.4%)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함께 당국의 재정 부양책이 집중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미 경제는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했습니다. 투자회사 제프리스가 각종 경제지표를 측정해본 결과 2019년 대비 98.6%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매 판매 등 일부 부문에선 2년 전보다 활황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2분기의 최고 성장률 기록이 증시엔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점 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경제는 ‘반짝 상승’ 후 예년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미 경제가 3분기엔 3.5%까지 추락할 것(캐피털 이코노믹스)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공급난이 지속되면 경기 냉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Fed가 주목하는 물가

Fed가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은 고용와 물가의 변화입니다. 이 중 Fed가 주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6월 기준)가 오는 30일 발표됩니다.

Fed는 PCE 가격지수 중 에너지와 식음료를 뺀 근원 물가를 정책 변경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근원 물가가 2.0%를 일정기간 완만하게 초과할 경우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봅니다.

이 근원 물가는 지난 5월 3.4%(작년 동기 대비) 뛰었습니다. 1992년 4월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당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5.0% 뛰었던 터여서 PCE 물가 역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6월의 PCE 근원 물가는 전달보다 더 뛰었을 게 확실시됩니다. CPI가 5.4%나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3.7%입니다.

PCE 근원 물가는 4월(3.1%)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는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으로 Fed의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게 되는 겁니다.

<이번주 예정된 경제 지표 일정>

26일(월) 신규 주택 판매(6월, 전달엔 80만 채) / 댈러스연방은행 제조업지수(7월)

27일(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7월, 전달엔 127.3) /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5월) / 내구재 수주(6월) / 리치몬드연은 제조업지수(7월)

29일(목) 2분기 경제 성장률(1분기엔 6.4%)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30일(금) 개인소비지출 근원 가격지수(6월, 전달엔 0.5%) / 개인소득(6월, 전달엔 -2.0%) / 소비자 지출(6월, 전달엔 0.0%) /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7월, 전달엔 66.1)
▶대형 기술주들의 성적표는

이번주 대형 기술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뉴욕증시의 큰 이벤트입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테슬라 등 대표 기업들이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전체적으로 1000개 넘는 미 증시 상장업체들이 이번주에 실적을 쏟아냅니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비자 마스터카드 등 소비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나옵니다.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분기 순익 증가율은 2009년 이후 최대입니다. 현재 전체 기업의 25%가량이 실적 발표를 마친 상태입니다.

실적 발표가 완료되면, 전체 기업의 이익이 78.1% 늘었을 것이란 게 리피니티브의 예상입니다.

지난주 트위터와 스냅의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다른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살아났습니다.

<이번주 2분기 실적 발표하는 기업들>

26일(월) 테슬라, 록히드마틴, 하스브로

27일(화)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제너럴일렉트릭, 3M, 비자, AMD, 마텔, UPS, 레이시온, 제록스

28일(수) 페이스북, 쇼피파이, 맥도날드, 보잉, 화이자, 포드, 퀄컴, 페이팔, 쉐이크쉑, 스피릿항공, 무디스, 아이로봇, 모닝스타, 가민, 스포티파이

29일(목) 아마존, 컴캐스트, 마스터카드, 아스트라제네카, 굿이어타이어, US 스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T-모빌, 비스테온, CBRE, 텍사스로드하우스

30일(금) 프록터앤드갬블, 엑손모빌, 셰브런, 캐터필러
▶이번주 핵심 이슈

이번주는 7월 마지막 주입니다. ① 애플 테슬라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할지 ②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나올지 ③ 최고 기록을 깰 2분기 GDP 발표 후 정점 논란이 재연될지 ④ Fed가 주시하는 PCE 근원 물가가 얼마나 뛰었을지 ⑤ 델타 변이의 확산 속도가 미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지 등이 주목됩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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