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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이형이 올려놓은 주가 어쩌나…JYP 개미들 결국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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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쇼크'에 무너진 JYP…'물타기' 나선 개미들

JYP엔터, 52주 최고가 대비 23% '하락'
3분기 영업익 408억…전년비 15.7%↓

증권가 "저연차 아티스트 성과 기대…내년 실적 반등할 것"
자사주 6.75%…"자사주 처분 방안 정해진 바 없어"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 개인 투자자들이 '물타기'(추가 매수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에 나서고 있다.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주가가 하락했지만,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도 JYP엔터가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어닝 쇼크'에 주가 내리막길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전날 4.29% 오른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하락 기조를 멈추고 반등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 3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 8만8500원에 비하면 주가는 23.16% 낮다.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빈 방문하자 JYP엔터 주가는 급등했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 덕이다. 당시 박진영 JYP엔터 대표 프로듀서는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 위원장(장관급) 자격으로 시 주석과 대화를 나눴다. 현장에서 박 프로듀서는 시 주석에게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고 제안했고, 시 주석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돈 어닝쇼크 때문이다. 3분기 JYP엔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26억원,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7% 줄었다. 시장 기대치였던 516억원도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 감소는 신인 3팀이 데뷔하며 관련 비용이 발생했고, 앨범 발매량도 늘어 콘텐츠 제작비가 불어난 영향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JYP엔터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879억원에서 1780억원으로 5.3%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 추정치도 8751억원에서 8578억원으로 2% 내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실 구간이다. NH투자증권을 통해 JYP엔터에 투자한 2만4249명(26일 기준) 가운데 손실 투자자 비율은 85.51%에 달한다. 평균 손실률은 8.62%다. 한 투자자는 포털 종목 토론방에 "제발 구조대를 보내달라"며 하소연했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JYP엔터를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했다. 순매수액은 1982억원으로 코스닥 1위다. 주가가 하락하자 추가 매수해 손실률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304억원, 기관은 715억원을 순매도하며 JYP엔터에서 빠져나갔다.
실적 발표 후 눈높이는 하향 조정됐지만, 향후 JYP엔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스트레이 키즈, 트와이스 등 고연차 아티스트의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저연차 아티스트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믹스, 넥스지, 킥플립 등 저연차 아티스트의 최근 음원 지표 성장세가 양호하다"며 "4분기부터 엔믹스의 첫 번째 월드투어가 시작된다. 팬덤도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에는 기획상품(MD) 부문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JYP엔터는 중국 주요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해외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며 "캐릭터 MD 상시 판매 및 물류비 효율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株, 역사적 저평가당황스러울 정도"
JYP엔터를 비롯한 엔터주가 역사적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PER) 15~16배는 언제나 저점으로 작용했다.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JYP엔터,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PER은 16~17배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분기 실적은 분명 실망스러웠지만, 지난 10년간 3번 발생했던 저점까지 주가가 하락한 것은 다소 당황스럽다"며 "반도체 업종에 수급이 집중된 영향이 있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과도한 저평가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JYP엔터에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제시했다.

자사주 소각 기대감도 피어오르고 있다. JYP엔터의 자사주 비중은 6.75%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내 자사주 의무소각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또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는 내용도 담길 전망이다. LG는 2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내년 상반기 중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업의 자사주 처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박 프로듀서의 낮은 지분율을 고려하면 자사주 소각은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프로듀서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15.82%에 불과하다. 자사주는 실질적으로 우호 지분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자사주를 소각하면 지배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 일반 주주와 달리 박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백기사(우호 주주)에 넘기는 것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

JYP엔터 관계자는 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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