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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쳤을 때 팔 걸"…뜨거웠던 주식이 지금은 '눈물'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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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주가 내리막길
깜짝 상한가로 눈길 끌었지만…상승분 모두 되돌림

1분기 이어 2분기도 실적 부진 전망
"대형 신작 흥행하면 흑자 전환 가능"


지난달 반짝 '상한가'를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가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고, 실적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보다 낮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실적과 주가 반등을 위해 신작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1만7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1일 하루 거래량은 129만2753주에 달했는데, 전날 거래량은 17만1701주에 불과했다. 시장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는 모습이다.
'스테이블코인 바람' 깜짝 상한가지금은 모두 반납
지난달 뜨거웠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지난 6월24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하루 만에 1만8010원에서 2만3500원으로 29.83%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1조9470억원까지 불었다. 거래량은 1388만8669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관계사 카카오페이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주로 묶였고, 신사업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상한가 직전 거래일보다 낮은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1조4390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2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손절매에 나서고 있다. 기관도 49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79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들의 물량을 받아내고 있지만, 손실폭은 여전히 크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카카오게임즈에 투자한 2만9857명(지난 16일 기준) 가운데 99.64%는 손실을 보고 있다. 평균 손실률은 60.68%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목 토론방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한 주주는 "평균 매수단가가 4만261원이다. 중간에 손절매했고, (현재 투자금이) 1000만원 미만이라 버티고 있다. 카카오게임이 4층(주가 4만원대)에 갈 수 있을까 궁금하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이후 카카오게임즈 종가는 4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깜짝 상한가를 이끌었던 스테이블코인 관련 기대감은 사라진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선불충전금 보유 규모 1위 기업으로서 스테이블코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스테이블코인과 큰 관계가 없다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SM 게임스테이션 등 기존 보라 코인과 연계된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리소스(자원) 투입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 기대는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피 평균)는 116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50.61% 낮은 수치다. 영업손실은 116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에도 영업손실 12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2분기 출시된 슈팅 게임 '섹션13'이 흥행에 실패했고, 기존작도 부진한 성과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오딘' 글로벌 확장, 6월 '우마무스메' 3주년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신작 부재·기존작 매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어 모바일 부문 매출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배틀그라운드 콜라보(협업) 이벤트 부재, '패스 오브 엑자일2' 매출 하향 안정화로 PC 부문 매출액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목표가, 현재 주가보다 낮아신중한 투자 권고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치도 현재 주가보다 낮게 형성됐다.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1만6577원, 18일 종가는 1만7360원이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이 제시한 목표가가 1만3000원으로 가장 낮다.

부진의 늪에 빠진 카카오게임즈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9일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과 넵튠 지분 39.4%(1838만7039주)를 약 165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는 부채 상환부터 신규 투자까지 자금 사용처를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넵튠 매각 관련 이익이 발생하겠지만, 매각가가 장부가와 비슷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이익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작 흥행도 절실하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신작 6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가디스오더가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3일 가디스오더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가디스오더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국내 게임 개발사 픽셀트라이브가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500만건을 돌파한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핵심 개발진이 모인 곳이다.

'프로젝트Q'와 '크로노 오디세이'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프로젝트 Q는 '오딘'의 후속작 성격을 띠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있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온라인 액션 RPG다. 콘솔(게임기)과 PC 버전이 모두 출시된다. 이 게임 비공개 테스트(CBT) 참가 신청에 100만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리며 흥행 기대감이 커졌다.
"신작 흥행해 개발력 입증해야"
오 연구원은 "'롬' 이후 카카오게임즈의 신작이 흥행하지 못했다. 차기작 흥행으로 개발력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프로젝트Q는 오딘 세계관을 계승하는 대작인 만큼 흥행에 성공하면 카카오게임즈는 적자를 탈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작 모멘텀은 있지만,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 연구원은 "양질의 신작 라인업이 대기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 시장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며 "이후에도 경쟁력 있는 신작들을 계속 출시할지 확신할 수 없다"며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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