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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차세대 격전 준비…"XR 콘텐츠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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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

웹, 모바일 변화 살아남은 저력
5년 전부터 차세대 플랫폼 대비
스트리밍 실험 통해 경험 쌓아

신형 XR 내놓는 삼성과 협업
"홀로그램 등 신기술도 개발 중"

네이버가 확장현실(XR) 콘텐츠 시장에 본격 참전한다. 삼성전자가 연내 선보일 첫 XR 기기 ‘프로젝트 무한’에 담을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웹(컴퓨터)에서 모바일(스마트폰)로의 전환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네이버가 차세대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생존력을 증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서 지난 16일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을 열었다. 언론을 대상으로 XR 플랫폼 전략과 차세대 미디어 기술을 공개하기 위한 자리다. 17일 네이버 관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실시간 3차원(3D) 렌더링 기술을 기반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XR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글라스와 VR 헤드셋으로 대표되는 XR 기기는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는 2019년 첫 VR 헤드셋 ‘퀘스트’를 출시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VR 헤드셋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10월에는 AI 기능을 적용한 ‘퀘스트3S’를 선보였다.

구글은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안드로이드 기반 XR 기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은 구글, 퀄컴과 협업한 또 다른 XR 제품도 준비 중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9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XR 헤드셋 출시를 목표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삼성의 신제품 출시에 발맞춰 XR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 엔진 스튜디오 리더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며 “네이버가 보유한 고품질 콘텐츠가 원활히 구현될 수 있도록 현재 여러 글로벌 기업과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XR 콘텐츠 시장엔 메타, 구글 등 하드웨어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니티 같은 게임 엔진 개발사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XR 시장 규모가 2024년 1840억달러에서 2032년 1조625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는 영상 소비와 제작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 제작을 준비해왔다. 2020년부터 몰입형 미디어 기술 개발에 착수해 2022년 ‘이머시브 미디어 랩’을 설립했다. 지난 3월엔 XR 콘텐츠 제작 전용 스튜디오 ‘비전·모션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치지직의 다양한 창작자와 협업해 XR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몰입형 오디오 등을 결합해 홀로그램처럼 실감 나는 콘텐츠 경험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오 리더는 “실제 인물에서 가상 캐릭터로, 일방향 콘텐츠에서 상호 몰입형 콘텐츠로, 평면 영상에서 XR로 미디어 경험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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