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경동나비엔 부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조선팰리스강남에서 열린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보일러업계 1위 경동나비엔이 이날 공개한 제습 환기청정기는 공기청정과 환기에 제습까지 할 수 있다. 이 기기에 보일러 등을 연결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게 이 회사의 청사진이다.
경동나비엔의 환기청정기는 일반 공기청정기와 달리 보일러나 에어컨 실외기처럼 가정 내 외부 공간 또는 천장 내부에 설치돼 각 방에 연결된 배관(덕트)을 통해 집 안 전체 공기 질을 관리한다. 2020년부터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환기 시스템 설치가 의무화돼 기존 환기 시스템을 경동나비엔의 환기청정기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제품에 듀얼 제습 기능을 넣었다. 1차로 냉매를 활용해 공기 중 습기를 수증기로 응결시킨 뒤 고분자 제습 소재가 적용된 회전체(로터)로 습기를 빨아들이는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실내 습도를 낮추려면 뜨거운 바람이 배출되는 일반 제습기와 달리 실내 온도 변화 없이 40~60%의 상대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정석 경동나비엔 상품기획부문장은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습도가 문제가 되는데, 실제 온도가 27도라도 실내 습도가 80%인 경우 체감 온도는 29도에 달한다”며 “제습 환기청정기로 습도를 50%로 낮추면 체감 온도가 26.6도로 낮아진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제습 환기청정기가 실내 공기 질 관리의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보일러와 주방 후드 등 실내 온도, 요리 매연을 관리하는 제품과 연동된다. 향후 냉방 기능까지 더한 ‘콘덴싱 에어컨’으로 진화하는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1978년 보일러업체로 출발한 경동나비엔은 2006년 환기 시장에 진출한 뒤 2019년 공기청정과 환기를 통합한 환기청정기를 내놓으며 공기 질을 포함한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했다. 김 부사장은 “제습 환기청정기는 경동나비엔 공기 질 관리 기술의 결정판”이라며 “올해 출범한 구독 서비스와 연계해 신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