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날부터 충청권에 400㎜ 넘는 호우가 내려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이날 밤부터 재차 최대 150㎜ 넘는 호우가 예보됐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59분께 충남 서산시 석남동 한 도로에 있던 침수 차량 안에서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결국 숨졌다. 서산과 부여에서도 각 1명이 저체온증과 손이 찢어지는 경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호우를 피해 대피소 등으로 피한 주민도 1000명이 넘는다.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서산 419.5㎜, 홍성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등 충청권에 많은 비가 몰렸다.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기압골이 다가오면서 그 전면에서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뒤쪽에서 따라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해 서해상에 중규모 저기압을 만든 것이 원인이다.
이날 오후까지는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저녁부터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재차 많고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이후 비는 18일 낮 다소 잦아들었다가 같은 날 저녁부터 19일 오전까지 다시 거세게 쏟아질 전망이다. 이날 더 내릴 비의 양은 충남권 최대 150㎜ 이상, 충북 최대 120㎜ 이상, 경기남부·강원중남부내륙·전북서부 최대 150㎜ 이상 등이다.

18∼19일엔 전남남해안·지리산·부산·울산·경남 최대 300㎜ 이상, 충남권 최대 180㎜ 이상, 제주산지 최대 200㎜ 이상, 북부와 산지를 제외한 제주와 전북은 최대 150㎜ 이상, 대구·경북 최대 120㎜ 이상,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 최대 12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예상보다 빠르게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면 비가 내리는 지역은 좁아지겠지만 비의 강도는 훨씬 강해질 수 있다. 북서쪽 찬 공기가 우리나라를 빠져나가는 시점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는 시점이 빗겨나면 예상보다 비가 덜 내릴 가능성도 있다.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겸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앞으로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요일인 20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어 다시 무더운 날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