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역대급 폭염에도…'오히려 좋아' 남몰래 웃는 이 회사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기후변화에 3월부터 유니클로 에어리즘 '불티'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 매출 7.7%↑
"3월부터 에어리즘 등 여름옷 구매"
韓서도 냉감소재 앞세워 매출 1조 회복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전세계 각지에서 이른 폭염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극한의 무더위 속에서 웃는 패션회사가 있다. 바로 일본 '유니클로'다.

14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여름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3~5월 여름 상품 매출이 활발하게 성장했다"며 "이같은 추세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 더위에 소비자들이 3월부터 여름 옷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기간 패스트리테일링의 매출은 8260억엔(약 7조7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순이익은 9.7% 감소하긴 했지만, 연간으로 하면 2024 회계연도보다 10% 많은 4100억엔에 달할 것으로 FT는 예측했다.



유니클로의 여름 시즌 효자 상품은 무엇일까. 단연 '에어리즘'(AIRism)이다. 유니클로가 개발한 에어리즘은 더운 여름날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하는 특수 기술이 적용돼있다. 땀이 많은 사람들에겐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극세섬유를 사용한 특유의 매끄러운 감촉 역시 에어리즘의 강점이다.

최근 많은 패션사들이 냉감소재를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유니클로의 에어리즘은 아직도 냉감 원단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티셔츠, 브라, 쇼츠, 후디 등 에어리즘 소재가 적용된 제품 라인업도 다양하다.

사실 에어리즘은 26년에 걸친 유니클로와 일본 섬유화학회사 도레이 간 협업의 결과다. 유니클로는 제품 원단의 질을 높이기 위해 1999년 도레이와 협력을 시작했고, 2006년 공식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 도쿄 유니클로 사옥에 도레이만을 위한 사무실이 있을 정도로 두 회사의 관계는 특별하다. 그 결과 △2003년 히트텍 △2009년 울트라라이트다운 △2012년 에어리즘 △2023년 퍼프테크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가 탄생했다.

5년 전 일본 불매운동의 타깃이었던 유니클로가 부활에 성공한 것도 에어리즘 등 기능성 소재 영향이 크다. "품질과 디자인, 가성비 면에서 유니클로를 따라잡을 수 있는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유니클로 실적도 다시 신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은 2020년 회계연도 기준 6297억원에서 지난해 1조601억원으로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 수도 190여 곳에서 120여 곳으로 감소했다가, 최근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이 다시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부활은 가성비와 품질을 둘 다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기본적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5.07.16(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