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합격은 에듀윌~ 공인중개사 합격, 주택관리사 합격도 에듀윌.”

한때 TV와 라디오를 틀면 익숙하게 들려오던 이 CM송과 함께 방송인 서경석은 에듀윌의 얼굴로 활약했다. 자신이 직접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해 최종 합격까지 이룬 그는, 단순한 광고모델을 넘어 '에듀윌 수강생 대표'로까지 자리매김한 사례였다. 하지만 최근 에듀윌의 공식 홍보 콘텐츠에서 서경석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오랜 시간 함께한 모델이었음에도 자연스럽게 퇴장한 배경에는 기업의 전략 전환이 있었다.

에듀윌은 2022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하락하고 적자를 기록하는 위기를 맞았다. 주 수익원이던 공무원·공인중개사 시험 시장이 위축되면서, 한때 '합격의 대명사'로 불렸던 브랜드도 흔들렸다. 공무원 시험의 인기 하락과 부동산 거래 급감으로 관련 시험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회사 창업주인 양형남 회장은 2023년 10월 대표직에 복귀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스타 마케팅의 중단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던 연예인 기반 광고 전략을 폐기하고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예산을 재편했다. 이 기간 오프라인 학원도 40곳에서 21곳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덕분에 2024년 회사 매출은 826억원으로 전년(1129억원) 대비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양 회장은 “회사가 바닥을 찍은 덕분에 오히려 기초체력을 다지고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에듀윌은 신사업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블루칼라 자격증, 시니어 교육 등 새로운 시장이 회사의 먹거리다. 양 회장은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태계 전반을 바꾸는 혁신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AI 시장의 가장 큰 가능성으로 ‘폭넓은 수요층’을 꼽았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모든 세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교육 수요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이라는 판단이다. AI 관련 자격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만큼 이에 맞춘 전용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굴삭기·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증 준비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에듀윌은 설비보전기사, 산업위생관리기사, 공조냉동기계기사 자격증 교육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50종인 자격증 콘텐츠를 내년까지 10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회사의 새로운 성장 축이다. 디지털 활용 교육,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외에도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적응 교육 프로그램 등 사회 변화에 발맞춘 교육 수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는 신사업 확대를 통해 3년 내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회장은 “에듀윌이라는 브랜드는 1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회사의 외형을 키워 교육업계의 진정한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