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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양수발전소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별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설경기 활성화 등을 통해 인구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전체 발전용량의 3.3% 수준이다. 국민들이 쓰는 전기의 3.3%를 양수발전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수원이 양수발전에서 흑자를 거둔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2021년 1268억원 적자에서 1년 만에 148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한 뒤 2023년에도 591억원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유지비 등을 반영한 영업이익은 내달 집계될 예정인데, 계속해서 흑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양수발전이 각광받는 이유는 태양광 발전이 늘면서 전력 시장의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수발전은 한낮에 태양광 덕분에 가격이 급락한 전력을 구매해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리며(펌핑) 에너지를 저장해뒀다가 전력 수요가 많은 저녁에는 하부 댐으로 물을 떨어뜨리며(터빈 가동) 전력을 판매한다. 배터리로 만들어진 에너지저장장치(BESS)에 비해 방전 시간이 6시간 이상으로 길다는 점에서 ‘장주기’로 분류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태양광 발전의 전원 구성비가 더욱 증가하면서 도매가격의 최고치와 최저치 편차가 점점 더 커짐에 따라 고스란히 양수발전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1년 전력거래소 규칙 개정을 통해 용량요금 지급률이 개선이 된 것도 양수발전의 경제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용량요금이란 발전사들이 발전설비를 짓는 데 드는 고정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끔 실제 전기 생산 여부와 관계없이 생산능력을 유지하는 대가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등으로 전기 수요가 폭증하는 데 반해 주민 수용성 등을 이유로 전력계통 확충이 더딘 상황에서 양수발전 같은 유연성 전원 확보가 시급하다”며 “또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유연성 전원 역할을 맡았던 화력발전소를 양수발전소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사들도 양수발전 시장에 속속 재진입하고 있다. 한국전력 산하 5개 발전자회사들은 지난 2010년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 개편에 따라 한수원으로 양수발전 운영권이 통합된 뒤 양수발전 사업에서 손을 뗐었다. 하지만 정부의 양수발전 확장 방침과 함께 해당 사업의 경제성이 높아지자 지자체와 손잡고 입찰에 나서고 있다. 이번 11차 전기본에선 합천, 구례, 영양, 등의 양수발전소가 확정설비에 반영됐다.
올해 하반기 정부의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유치전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신규 용량 1.25GW이 입찰에 나오면 2곳 가량이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동군청과 입찰을 준비 중인 남부발전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양수발전소 유치를 통해 △특별지원금 △세수증가 △건설경기 활성화 △인구유입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