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비롯해 애플·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캐나다·멕시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업체 주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급반등했다.
中 의존 높은 애플 수익 우려
3일(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39% 하락한 228.01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첫 증시 개장과 함께 급락했다. 빅테크 중 애플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한 곳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5.17%)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애플은 일부 자사 제품에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도 같은 혜택을 받을지는 불확실하다. 바튼 크로켓 로젠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대(對)중국 관세 영향권에 포함된 것은 예상 밖”이라며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이번 트럼프 관세가 애플의 수익에 미칠 영향은 중국 의존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왐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애플이 미국 수출용 제품의 80% 이상을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중국 외부에서 조달한다면 연간 주당순이익(EPS)에 미치는 영향은 0.05달러(1% 미만)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내 애플 제품의 절반을 중국에서 조달한다면 연간 EPS는 0.12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BoA는 애플이 충분히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보고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253달러에서 26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관세 폭탄은 딥시크 후폭풍을 겪고 있는 반도체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관세는 물론 반도체, 휴대폰 등 품목별 관세 부과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이 하락하면서 반도체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 가까이 빠졌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엔비디아는 2.84% 하락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대만 TSMC 주가도 4.55% 하락해 200달러가 무너졌다. 엔비디아는 최신 인공지능(AI) 칩 전량을 TSMC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탄 美 자동차주
캐나다·멕시코 생산 비중이 높은 미국 자동차 주가도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GM 주가는 거래 시작과 동시에 6%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GM이 이번 관세 조치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GM은 지난해 멕시코에서 차량 84만2000대 이상을 생산해 대부분 미국에 판매했다. 캐나다·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GM 북미 지역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이날 미국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결정하면서 GM 주가는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낙폭을 3.15%로 줄였다. 포드 주가도 장중 3.8%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하면서 1.88% 내린 9.89달러에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선 1.8% 상승했다. 자동차업계는 한 달 뒤 이 같은 관세가 시행된다면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인 1600만 대 중 4분의 1이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임다연/김인엽 기자 allopen@hankyung.com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캐나다·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