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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직장인들 몰리더니 '발칵'…판교에 무슨 일이? [김대영의 노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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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과반노조 등장 임박
과반노조 권한·영향력 '막강'
"노조 위원장 의사 따라 좌우"

'노조 불모지'로 불렸던 정보통신(IT) 업계에 또다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노조 깃발이 오른 지 약 6년 만에 노사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과반노조'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할 경우 IT 업계 노사관계 판이 흔들리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리스크가 커지는 셈이다.
네이버·카카오, 과반노조 등장 임박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달 안으로 사측과 과반노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준 등 세부 절차를 확정할 예정이다.

관건은 전체 직원을 집계하는 기준이다. 조합원 수가 전체 직원 중 과반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려면 비교 대상이 되는 '모수'를 확정해야 한다. 카카오 노사는 모수인 전체 직원을 어떤 기준으로 집계할지 이달 안에 협의를 마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선 당장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직원 산정이 마무리되면 연내 과반노조 지위를 확정 짓게 된다. 노조가 설립된 지 약 6년 1개월 만에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도 과반노조를 눈앞에 둔 상황. 공동성명 지난달 30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과반노조 달성이 임박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1일에도 "이제 6n명만 더 가입하면 과반이 된다"고 알렸다.

과반노조 권한 막강…"노조와 협의 필수"
노조는 과반 여부에 따라 영향력이 하늘과 땅 차이다. 과반노조는 기업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추진해 왔던 사안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노사 협력이 경영상 필수 요건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대표적으로는 취업규칙 변경 과정이 달라진다. 취업규칙은 근무·휴게시간, 휴일·휴가·교대제, 임금 계산·지급 방식, 퇴직, 출산휴가, 육아휴직, 직장 내 괴롭힘, 포상, 징계 등의 사항을 규정한다.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과반노조 의견을 듣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할 땐 노조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노사협의회에 대한 영향력도 대폭 강화된다. 과반노조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지명할 독점적 권한을 갖는다. 통상적인 임금·단체교섭 외에도 1년간 최소 4회에 걸쳐 노사협의회를 통해 회사와 주요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참여법은 3개월마다 한 번씩 노사협의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한다. 이 법에 따라 노사협의회에선 △생산성 향상 △성과 배분 △고충처리 △인사·노무 제도 개선 △작업·휴게시간 △복지증진 △모성보호 등을 논의할 수 있다. 경영상 사정으로 인한 인력 배치전환·재훈련·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 원칙에 관한 사안도 노사협의회 주요 안건이다.

경영상 해고를 단행할 때도 노조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이 경영상 해고 과정에서 과반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서다.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유급휴일 대체, 보상휴가 등을 도입·운영할 때도 과반노조와 서면 합의를 하지 않으면 시행조차 할 수 없다.

사내 안전·보건 관련 주요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근로자위원도 과반노조가 지명한다.

카카오노조, 과반 지위 확보 땐 근무제도 주목
크루유니언이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할 경우 그간 카카오 내에서 이뤄졌던 근무 방식 변화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면서 일부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하지만 올해 초 전 직원 사무실 출근을 시행하면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현재 크루유니언은 재택근무 도입을, 사측은 특정 시간대에 집중 근무하는 '코어타임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유니언 관계자는 "카카오는 내부 근무제도에 대한 변경이 되게 많이 일어났는데 과반노조가 된 이후에는 그런 변화 자체가 더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크루유니언이 앞서 조합원 600여명을 상대로 '우리가 원하는 경영진'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56.1%가 "투명한 소통 구조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노사 간 신뢰 수준에 따라 노사관계도 달라지겠지만 결국 키를 쥐게 되는 건 과반노조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선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과반노조가 반대하거나 노사협의회를 통해 분기에 한 번씩 단체교섭을 하는 것처럼 들어오게 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법상 과반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 워낙 많아 노조 위원장의 의사에 따라 (노사관계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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