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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전기 직거래' 길 트는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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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전력 거래 첫 실증사업

전기차충전소·공공건물 등에
신재생에너지 전력 판매 가능

195억 투입·실증특례 4건 허용
한전 독점 대안 가능성 '주목'

광주광역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전기차 충전소나 공공건물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실증사업에 나선다. 민간 전력 거래가 가능해지면 전기자동차 소유자가 차내 발전 전력을 사고파는 시장도 열릴 전망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첨단산업단지 ‘그린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 규제자유특구’는 정부의 규제자유특구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규제자유특구는 민간기업 등이 특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규제제약을 벗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 진출의 기회가 확대되는 지역혁신성장을 위한 제도다.

특구 지정에 따라 광주시는 북구 첨단산업단지(2.5㎢)에 신재생에너지 ESS 기반 전력거래 실증사업에 들어간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195억원(국비 1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구에 참여하는 사업자에게는 ESS 발전소 인프라 구축, ESS 발전소 제어, 빅데이터 기반 ESS발전 종합운영상황실 운영, 전기차충전소·공공건물을 대상으로 한 전력거래 등 실증특례 네 건이 허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력거래를 독점했던 한국전력공사 대신 민간기업이 전력거래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실증이다. 국내 전력시장은 한전이 전력망 관련 서비스를 대부분 직접 관리해 민간 중심의 시장 형성이 어려웠다.

광주시는 우선 첨단산단에 산재한 태양광 발전전력을 집적하기 위해 클라우드 형태의 대용량 ESS 발전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한데 모으고 안전운영기술 연구로 전력판매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전력 발전 사업자와 전기 사용자가 아직까지 직접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민간의 전력거래가 가능하도록 전력 생산부터 정산까지 실증 사업을 통해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사업 기간에 전기버스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민간 중심의 서비스 산업을 개발해 전기자동차 간 P2P 거래 모델을 확립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거래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정부의 산단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한전도 첨단산단에 ‘K-BEMS’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K-BEMS는 한전이 자체 개발한 종합 에너지관리시스템이다. 전기, 열원, 가스 등 서로 다른 에너지를 통합관리해 산단 내 에너지 사용 최적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특구 지정은 광주형 인공지능(AI)-그린뉴딜 실현으로 기후위기에 선제 대응하고 미래 산업과 녹색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지정을 계기로 2045년 신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실현의 계기를 마련하고 우리 기업과 시민들이 스스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사고팔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사업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