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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날리는 레미콘·시멘트社 '스마트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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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생산 효율 높이고 비용은 절감
유진기업, 3D 골재 재고 측정 등
53개 연구과제 진행 중

쌍용양회, 빅데이터로 운반 개선
아주산업, 모바일 입고 서비스

경기 북부에 있는 축구 경기장 면적 두세 배 규모의 유진기업 골재 야적장에는 레미콘 배합에 필요한 모래, 자갈 등 골재 더미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동안 골재 재고량을 확인하기 위해 세 명의 작업자가 네 시간에 걸쳐 골재 더미를 샅샅이 조사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드론 한 대로 30분 만에 파악하고 있다. 드론이 골재 재고를 360도로 입체 촬영한 뒤 이를 3차원(3D)으로 자동 구현해 재고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 덕이다.

레미콘·시멘트업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공정 스마트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하락으로 레미콘·시멘트 수요가 수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드론으로 30분 만에 재고 측정
시장점유율 국내 1위 업체인 유진기업은 ‘드론을 이용한 골재 재고 측정’ ‘거리 측정 레이저 센서를 이용한 차량 적재 자동화’ 등을 도입해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업계 최초 시도다. 이 회사는 2022년 스마트공장 가동을 목표로 자동 배차 등 53개 자체 연구 과제를 선정했다.

레미콘 공정에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는 공장에서 막 생산한 레미콘을 ‘콘크리트 믹서트럭 호퍼’(깔대기처럼 생긴 투입구)에 정확히 맞춰 넣는 것이다. 새거나 넘치지 않도록 방송실에서 원격으로 확인해가며 트럭 기사에게 전진과 후진 명령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레이저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트럭 위치를 조정해 이 작업이 필요없다.

레미콘 강도와 품질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골재 내 수분 함량이다. 유진기업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측정 기술로 수분 함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레미콘업계 2위인 아주산업은 모래, 자갈 같은 원자재 납품 차량의 입출고 관리를 모바일로 할 수 있는 ‘모바일 골재 입고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7개 사업소에서 활용 중이다.
빅데이터로 트럭 동선 예측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는 위성항법장치(GPS)와 감마선 기술을 제조업 혁신에 활용하고 있다. 석회석 등 시멘트 원료를 채석 단계에서부터 최적으로 배합하도록 트럭의 운반 동선을 조정하는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구축해 지난 9월 강원 동해공장에 적용했다.

보통 채석장별로 석회석 함유량이 미세하게 달라 균일한 시멘트 품질을 위해선 여러 채석장의 석회석을 섞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석장별로 석회석을 분리해 운반하고, 성분을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다시 배합하느라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다.

쌍용양회는 이 난제를 광산 내 ICT 시스템과 ‘온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했다. 먼저 채석장을 거쳐 컨베이어벨트에 올라온 석회석 조각 표면에 감마선을 쏘면 빅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석회석 함유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석회석 운반 트럭에 심어진 GPS 신호를 감지해 운반 단계부터 석회석이 최적의 배합으로 섞이도록 트럭의 동선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매년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어 살아남기 위한 제조업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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