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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의 문화를 만드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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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한경 잡앤조이 기자) 삼진어묵은 1953년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에서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부산 토박이 기업이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2011년 가업을 이어 받은 박용준 대표는 침체기였던 삼진어묵을 리브랜딩 해 다시 일으켜 세웠다.

2012년 40억 원 매출을 기록했던 삼진어묵은 이듬해 500억 원으로 늘었다. 1250% 성장률. 소문난 집에는 사람이 몰리는 법. 2015년 사무직원 8명 채용공고에 1200여 명이 지원, 1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진어묵은 어묵크로켓, 단호박어묵, 베이컨말이어묵 등 소비자를 위한 신제품을 3년 새 80개를 개발했다. 바로 본질인 소비자를 위해 무엇을 만들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가업을 이어 받은 지 햇수로 10년이 된 박용준 대표를 부산 영도 본점에서 만났다.

- 1대, 2대에도 없었던 전문 경영인을 두는 이유가 있나

“삼진어묵이 60년 동안은 장사만 했다. 제가 들어오면서 스타트업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구성원들도 많아지다 보니 시스템이란 게 필요했다. 그래서 제가 하는 것보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겠다 싶어 경영은 전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 미국 유학 도중 한국으로 들어와 삼진어묵 경영을 맡게 된 걸로 알고 있다.

“미국에 있을 당시 부모님께서 자주 전화를 하셨다. 원래 연락을 잘 안하시던 분들인데, 당시 회사가 어려워서인지 자주 하시더라. 아버지께서 몸이 안 좋으셨고, 상황도 안 좋아 어머니께서 회사를 팔고 싶어 하시더라. 그래서 잠깐 들어갔다가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왔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안 좋았다. 누구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 구체적으로 상황이 어땠나

“시장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하다 보니 미수금도 많았는데, 마땅한 장부 하나 없었다. 어머니와 경리 누나 둘만 사무실에 있고, 아버지는 현장 일을 하셔서 일 할 사람이나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없었다.”

- 유학을 떠난 뒤 한국으로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나

“포장다이를 바꾸는 일이었다.(웃음) 공장에서 포장하시는 분들이 금방 일을 그만두시더라. 알고 보니 일하면서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거였다. 작업대가 낮아서 일하는 분들이 불편해하는 걸 보고 그걸 고쳤다. 사실 별 게 아닌데, 그동안 그런 작은 부분조차 신경을 안 쓰고 일을 해온 거였다. 나중에는 작업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 가업을 이어받은 지 햇수로 10년이 됐다. 스물아홉에 시작해 서른여덟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금이야 정리가 잘 돼 있지만 그간 10년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부딪히면서 겪은 것들이다. 그 지난한 세월들을 설명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웃음) 일 하면서 '저 놈 미쳤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시장에 납품하던 어묵집이 온라인 커머스 MD들을 만나고 베이커리를 만들면서 주변에서 욕도 참 많이 먹었지만 내가 사업을 하는 이유, 그 본질만은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 그 본질이라는 게 뭔가

“소비자다.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하고, 생산에 더 신경 쓰고, 브랜딩을 하는 이유는 모두 본질인 소비자를 위해서다.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를 어필해 온 것이 본질을 찾아나가는 과정이었다.”

- ‘삼진어묵베이커리’가 삼진어묵을 위기에서 기회로 바꾼 아이템이 아닐까

“베이커리도 본질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었다. 아이디어도 소비자들에게서 얻었다. 손님들이 시장에서 파는 어묵을 보고 ”이거 바로 먹어도 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 어묵은 튀겨서 바로 먹을 때가 가장 맛있는데, 대부분 어머님들께서는 반찬용으로만 생각하셨다. 그도 그럴것이 유통 때문에 어묵을 차갑게 해서 내놓게 되니까 그런 질문들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만든 어묵을 따뜻하게 내놓고 싶었다. 그리고 어묵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함께 고객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 싶었다. 원래는 삼진 수제어묵공방이었다. 그런데 고객들이 빵집 같아 보인다고들 하셔서 명칭을 바로 바꿨다. 우리가 고민해서 만든 것보다 소비자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 최근에 스타트업을 설립했다고 들었다. 뭘 하는 곳인가

“6월 1일에 ‘어메이징 팩토리’라는 스타트업을 만들었다. 상상 속의 어묵을 직접 만들어 파는 스타트업이다. 그동안 어묵을 만들면서 생산파트와 수없이 많이 부딪혔다. 내부에서는 일명 ‘안된다 병’이라 할 정도로 새롭게 시도를 해보면 안 된다는 말부터 나오더라.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조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설립하게 됐다. 직원들을 채용할 때도 ‘우리 회사에서 안 되는 건 없다’고 미리 못 박았다.(웃음)”

-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위기 속 삼진어묵의 계획은 무엇인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바로 해외시장으로 다시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 삼진어묵이 성공할 확률은 99%다. 동남아시아인들의 식습관이 우리와 아주 비슷하다. 현지화만 된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향후 어묵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끝) / khm@hankyung.com 출처 캠퍼스 잡앤조이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O5q9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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