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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무죄를 밝혀야하는 딸, 그리고 딜레마…영화 '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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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치매 환자인 엄마가 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린다.

십수 년 전 고향을 떠난 딸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엄마의 결백을 증명하고자 고향으로 돌아온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결백'은 사건의 용의자가 엄마, 사건의 추적자가 딸인 모녀의 추적극이다.

유명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정인(신혜선 분)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막걸리에 농약을 탄 살인사건이 일어나 급성 치매 환자인 엄마 화자(배종옥)가 용의자로 몰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다 도망치듯 서울로 떠났던 정인은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엄마를 용의자로 사건을 대충 마무리하려는 변호사 대신 직접 변호를 맡은 정인은 사건을 추적하던 중 시장 추인회(허준호)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무언가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막걸리 살인사건의 뒤에는 더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 정인은 그 진실의 정체에 점차 다가가지만 동시에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엄마는 계속 정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영화는 초반부 빠른 전개와 중반부까지 미스터리를 고조시키는 방식을 통해 관객들이 정인과 함께 또 다른 사건 추적자가 되도록 한다.

고향으로 내려오면서부터 정인 앞에는 두 가지 과제가 놓인다.

막걸리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고 엄마의 결백을 증명해야 한다.

초중반 부까지는 관객이 정인의 추적 과정을 따라가게 하다가 후반부에는 두 가지 과제가 결코 동일한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과 정인이 마주하는 내적 갈등에 집중하게 한다.

개발과 투기, 정치인과 검찰의 유착 등의 소재도 내용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냈다.


진실을 숨기는 폐쇄적인 시골 마을 사람들의 모습과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는 개인이라는 소재는 익숙하고 새로울 게 없지만 '결백'은 진실을 파헤치는 변호사와 유력한 용의자가 모녀 관계라는 설정을 통해 일종의 모험을 했다.

엄마의 결백을 밝혀야 하는 정인의 절박함은 자칫 지나친 신파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녀 관계의 오해가 해소되면서 발생하는 신파는 피하지 못했지만, 추적극이라는 외피 안에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상대방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녀의 상호구원·연대 서사를 그려내면서 여타 추적극과는 다른 길을 간다.

이 서사를 통해 후반부에 묘사되는 정인의 갈등과 그 결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신혜선의 연기는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일등 공신이다.

그는 엄마에 대해 애정과 안타까움 등 복잡한 감정을 지닌 딸이자 냉철한 변호인으로서의 정인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특수분장까지 감행하며 치매 노인을 연기한 배종옥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다층적인 연기로 과연 화자가 숨긴 다른 진실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당초 지난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고 지난달 27일 개봉일을 확정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연기됐다.

오는 11일로 개봉일을 잡았다가 하루 앞당겨 마침내 개봉한다.

/연합뉴스

오늘의 신문 - 2024.03.28(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