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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超)프리미엄 향하는 가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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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희 한경 머니 기자) 제품의 가치가 곧 가격을 결정하는 시대다. 고도의 기술과 디자인이 집약된 가전 시장은 프리미엄을 넘어 초(超)프리미엄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걸작이 쏟아지는 세상, 당신은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명품 가전의 세계, 당신의 눈을 홀릴 꿈의 주방 ‘프리미엄 빌트인’의 세계다.

단란한 모임의 장이 되는 공간, 집 안의 허브로 통하는 이곳 ‘주방’은 사실 글로벌 가전업계가 노른자위를 두고 다투는 격전지다. 최고급 가전의 상징인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이 한데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빌트인 가전은 주방의 벽면이나 가구에 딱 맞게 만든 가전제품을 말한다. 전자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프리스탠딩 가전이 아닌, 주로 가전을 가구 안으로 집어넣거나 가구 밖으로 돌출되지 않도록 만드는 형태다. 대개 냉장고와 냉동고, 인덕션 쿡탑, 전자레인지, 후드, 더블 오븐, 식기세척기 등 빌트인 가전으로 구성돼 있다. 싱크대와 식탁 등 주방가구와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간결하고 담백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 빌트인 가전 시장은 아직까지 건설사 또는 가구 회사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2017년 기준으로 6000억 원 규모의 전체 시장 가운데 소비자가 아닌 건설사를 상대로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 거주 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방을 연출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은 지난 2015년 1조 원을 돌파, 2018년에는 1조3116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은 총 50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세계 1% VVIP를 위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이 약 15%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 빌트인 시장은 미국 전체 가전 시장의 15%인 약 42억 달러이며, 유럽 시장에서는 전체 유럽 가전 시장의 40%를 차지할 만큼 시장규모가 크다.

이 노른자위를 과점하고 있는 업체들은 현지의 전통 가전 업체들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밀레와 보쉬, 스웨덴의 일렉트로룩스, 미국에서는 월풀,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세계적인 강자로 꼽힌다. 밀레, 보쉬, 일렉트로룩스 등이 100년 역사를, 가게나우 같은 업체는 300년 역사를 자랑할 만큼 이력이 화려하다. 전 세계 상위 1%의 VVIP들을 위한 ‘꿈의 주방’을 선사할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소개한다.

◆서브제로&울프

‘냉장고계의 롤스로이스’ 서브제로는 1945년 냉장고 판매원이었던 웨스티 바키(Westye Bakke)가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창업한 최고급 냉장고 브랜드다. 이후 지난 2000년 가전 브랜드 울프를 인수하며 빌트인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창업 당시 바키의 아들은 소아당뇨 환자였다. 주기적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당시 냉동 기술로는 인슐린을 장기간 보관할 수 없었다. 바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직접 냉장고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바키 가문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완벽한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 최초의 빌트인 냉장고를 선보이며, 기존 주방 공간의 개념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ultra-low temperature, 즉 화씨 0도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영감을 얻어 서브제로로 이름 지었으며, 그것이 곧 서브제로의 상징이자 철학을 의미한다. 제품 모두 손으로 직접 조립하며, 생산도 미국에서만 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서브제로 냉장고 중 최고가 모델이자 가수 빅뱅 멤버 태양의 냉장고로 알려진 ‘PRO 48G’의 제품 가격은 1만7965달러(약 2140여만 원)다. 서브제로&울프(Sub-zero&Wolf)로 주방을 꾸미면 보통 2만4000~2만8000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라꼬르뉴

‘주방 가전제품의 샤넬’로 불리는 라꼬르뉴(La Cornue)는 개인의 취향과 주문을 완벽하게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1908년에 설립된 프랑스 전통 가전 회사로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알버트 뒤피가 창업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프랑스 최고급 주방 오븐 브랜드로 육중한 오븐 문이 외부 공기를 차단, 내부 열 순환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오븐구이를 구현한다.

라꼬르뉴의 대표적인 제품은 1908년 선보인 ‘볼티드 오븐’이다. 음식의 본래의 맛과 향을 유지시키기 위해 완벽하게 밀폐된 오븐 안에서 뜨거운 공기가 음식 둘레를 자유롭고 고르게 순환해야 된다는 과학적 기준을 적용해 오랜 연구 끝에 발명한 오븐이다.

열을 고르게 순환시키는 아치형 구조로 내부에서 열과 수분을 잡아 음식 재료의 수분 증발 없이 완벽한 맛을 낼 수 있다.

라꼬르뉴 라인 중 최고로 평가받는 샤토(Chateau) 라인은 ‘성’을 의미하는 단어로 주방을 궁전처럼 화려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까지 완벽하게 구현한 오븐계의 명품이다.

일자형 키친부터 대면형 아일랜드 키친까지 고객이 원하는 사이즈와 컬러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며,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생산해 라코르뉴만의 클래식한 멋과 독자적인 기술을 담는다.

최고가 라인의 경우 오븐만 8000만 원대, 후드 가격은 2000만 원을 웃돈다. 기본 구성만 1억 원이다. 여기에 화구, 서랍 등을 추가하면 약 2억 원까지 올라간다.

◆가게나우

‘대장간에서 시작된 명품.’ 1681년 독일에서 설립된 가게나우(Gaggenau)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전 브랜드다.

망치와 못 제조 대장간에서 시작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아마추어 요리사였던 조르지 본 블란켓이 공장을 맡으면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명성을 날렸다.

이후 종합기계 제조업체 보쉬가 인수하면서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주방가전 업체의 선구자로 성장했다. 최고의 자재와 마감 기술, 매끄러운 디자인과 실용적인 모양새가 특징이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된 최초의 90cm 빌트인, 오븐 얼음 제조가 가능한 최초의 빌트인 냉장·냉동고 콤비, 매우 조용한 주방용 후드, 연기를 아래로 빨아들이는 쿡탑, 최초의 빌트인 전기그릴 등이 가게나우가 자랑하는 주방 가전제품이다. 최소 3만 달러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삼성 ‘데이코’·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케이(K)-가전업계도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초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기존의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양사는 자체 고급 가전 브랜드인 ‘삼성 셰프 컬렉션’과 ‘LG 디오스(LG 스튜디오)’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 도전했으나 제품 라인업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국내 업체들이 기존 강자들과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현재 두 회사는 삼성과 LG 색깔을 지운 뒤 유럽 시장에 재도전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데이코’를 인수해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LG전자는 같은 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자체 출시함으로써 프리미엄 빌트인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Kitchen and Bathroom Industry Show) 2019’에서도 두 회사가 유럽 가전 브랜드들과 맞붙었는데, 삼성전자는 고화력 버너, 대용량 오븐 등으로 더욱 진화한 36인치 프로레인지 신제품을 비롯해 냉장고, 인덕션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의 라인업으로 구성된 ‘셰프 컬렉션 빌트인’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발 앞선 디자인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더해져 기존 빌트인 제품과는 차별화된 모양새로 주목받았다.

LG전자 또한 이 자리에서 와인 셀러, 가스오븐레인지, 48인치 듀얼 퓨얼 프로레인지 등이 포함된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소개했다. 이 중 48인치 듀얼 퓨얼 프로레인지는 가스레인지, 인덕션, 오븐 등이 모두 가능한 제품으로 혁신적인 주방가전으로 평가받으며, 주방 부문 최고상인 ‘KBIS 베스트 기친 골드’를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 (끝) / 출처 한경 머니 제168호. 전체 기사 바로 가기 https://buff.ly/2oYea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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