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미국 영국 등 해외 언론사들은 구독 수익 모델의 관심이 높아졌다. 뉴욕타임스처럼 성공적인 신문사도 나오고 있다. 아직 광고 모델이 작동하는 시장에서 구독에 대한 미련이 커진 셈이다.
현재 번창하는 디지털 구독 서비스는 비디오, 오디오 포맷이다. 대표적으로는 넷플릭스, 스포티파이(Spotify). 애플 뮤직(Apple Music) 같은 플랫폼이다. 그러나 신문, 매거진의 경우 떠오르는 구독 서비스는 많지 않다. 수익 창출도 유의미한 편이 아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면서 독자를 찾고 정돈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물론 잠재 고객은 존재한다. 비디오, 오디오 구독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많은 언론사들은 자신감을 갖고 광고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 전환을 시도해왔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압축하면 소수의 사람들이 구독료를 낸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규모는 늘 제한적이다. 새로 탄생하는 아주 작은 영역에서 구독 모델이 일어나고 있다. '니치 미디어' 즉, 틈새를 공략하는 온라인 기반 전문 미디어다. 이들에게 눈과 귀를 뺏긴 밀레니얼세대에게 뉴스 구독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뉴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갖는 고객을 세분화하는 일은 점점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으로 넘어왔다. 미디어가 아닌 비즈니스 사이트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취미를 구독하는 것을 내세운 업체들이다. 금융이나 커머스 쪽의 콘텐츠 서비스다. 모두 잠재 독자들의 콘텐츠 이용 시간을 잠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어떻게 상품을 만들며 고객을 유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용자에 대한 차분한 파악이 급선무다. 대부분의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이 동일하겠지만 언론사 사이트는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또는 지불 의사가 있는) 이용자와 할 수 없는(또는 지불 의사가 없는) 이용자 사이에 존재한다. 언론사 사이트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구독료를 지불할 수 없거나 지불 의사가 아예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대로다.
이 상황에서 구독 모델을 어떻게 일으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퀄리티 저널리즘, 솔루션 저널리즘, 비디오 저널리즘을 내세운다. 타깃을 정의하고 돋보적인 스토리와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광고 모델이 언론사에 더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광고에도 타깃 기술이 적용되고 데이터가 노출되면서 언론사 사이트의 매력이 줄고 있다. 주로 광고 수익은 이용자 규모가 많고 활동적인 지표를 띠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가져가고 있다. 프로그래밍 방식의 디지털 광고는 늘 몇몇 플랫폼이 독점한다.
이 프로그래밍 방식의 광고는 광고 판매의 전통적인 관계 요인을 제거한다. 그 대신 새로운 디지털 광고 중개자인 구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자적으로 교환이 이뤄진다. 결과적으로 언론사의 디지털 광고는 직접 판매의 진전이 없다.
따라서 언론사들은 콘텐츠 수익에 관심을 갖는데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구독 모델은 광고에 비해 일단 시행하게 되면 안정적이고 중단 가능성이 낮은 비즈니스다. 현재 대체로 큰 규모의 언론사들은 이용자에게 콘텐츠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는데 '월별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많은 이용자 규모를 확보하지 않으면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또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뉴스 콘텐츠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다른 매체와 예상보다 더 치열한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나름대로의 구독모델을 전개하지만 콘텐츠의 수준 유지와 경영에 필요한 구독료 사이에서 수렁에 빠지기 십상이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문제로 구독 모델과 광고 모델은 공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광고주는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고 이 지점에서 광고 예산은 늘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디지털 광고를 독점하는 주요 기술 플랫폼에 대응해 보다 창의적인 광고 수익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투명성'과 '신뢰성'은 아주 중요하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사들은 광고주가 원하는 데이터를 제시하는데 인색했다. 광고주는 언론사 사이트에 광고비는 '상징성'이라는 것으로 제한했다. 언론사가 광고 모델을 확장하고 그 의미를 키우려면 개인 정보 보호 및 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충분하고 설득력있게 제시해야 한다.
또한 언론사는 저널리즘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실행해야 한다. 언론사는 '지불장벽'과 '광고차단'의 앞에서 선택을 하는 이용자에게 차원이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한다. 가령 언론사와 나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며, 더 나아가 언론사가 공동체에 아주 필요하다는 점이다. 저신뢰 언론을 극복하는 저널리즘의 원칙이 절실하다.
디지털 시장에서 이용자의 가치와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언론사는 궁극적으로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머신 러닝 및 개인화 기술은 점점 더 가치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광고 모델은 성공적인 수익 모델의 환경을 갖춘 셈이다.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구독 모델에만 한정할 일이 아니다. (끝) / soon69@hankyung.com
(최진순 디지털라이브부 기자) 많은 언론사들은 여전히 광고 수익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구독 수익보다 손쉬운 접근이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