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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 본 21대 총선 격전지 ⑥전남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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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박지원이냐 인지도 높인 윤소하 원내대표냐…민주당선 김원이 서울 부시장 출마 거론

(김우섭 정치부 기자) 내년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 앞서 전남 목포는 예상보다 일찍 달아올랐다. 지난 1월 손혜원 무소속 의원(당시 더불에민주당)의 부동산 투기 논란 때문이다. 손 의원은 부동산 투기 논란을 비판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향해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칠 방법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는 도시 재생에 뜻 가진 후보가 있다면 그분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라고 말했다.“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띄면 돕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선 손 의원 본인이 직접 출마할 수도 있단 얘기가 나왔다.

손 의원은 이후 민주당을 탈당했고, 다음 총선에서도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그럼에도 목포는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를 낼지, 목포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손 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설지 등에 여전히 관심이 높다.

○연거푸 3선한 박지원 수성할까

내년 총선에서 목포 출마를 공식화한 정치인은 박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다. 민주당에선 목포시 지역위원장인 우기종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이 실시한 목포지역 여론 조사에선 현역 의원인 박 의원과 윤 원내대표, 우 위원장 등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가장 유력한 후보다. 목포에서 연거푸 3선을 했다. 18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나와 53.5% 득표율을 올렸다. 19대엔 71.1%란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렸다. 박 의원은 ‘금귀월래’를 원칙으로 금요일이면 목포에 내려와 지역 주민들을 만난다. 월요일에 서울로 복귀해 공중파, 종합편성채널,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과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관계자는 “TV 출연 만으로도 충분히 이름값을 높이고 있는데, 지역구 활동도 소홀히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박 의원이 70대 후반인 점과, 이 지역에서만 세 번 당선돼 지역 주민의 피로감이 높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인지도 높인 윤소하

목포에서 총선에만 두 번 출마한 윤 원내대표도 만만찮다. 첫 출마는 2008년 18대 총선이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로 목포에 출마해 득표율 5.53%를 얻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 의원과 통합민주당 정영식 후보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16.29%를 얻었다.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한 박 의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정의당 비례대표 4번으로 당선됐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회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3년 경험했고, 원내대표를 통해 인지도도 높아졌다”며 “이번 선거에서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내대표를 하면서 지역구 활동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윤 원내대표는 “주말엔 꼭 지역구를 가보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못가는 경우가 많다”며 “중앙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 측에선 그가 유년 시절 이후 지금까지 계속 목포에서 활동한 ‘목포 토박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도 목포를 기반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시민사회 활동을 벌였다.

윤 원내대표는 ‘도시 재생’을 총선 공약 중 하나로 밀고 있다. 손 의원에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목포 구도심은 심각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며 “시민운동을 할 때 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하자고 했고, 젊은층의 호응도 좋은 만큼 이슈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계 김원이 출마할까

민주당에선 전직 부지사와 부시장의 격돌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목포시지역위원장인 우 부지사의 출마가 유력하다. 다만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목포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 변수다. 우 위원장은 전남 신안군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를 거쳐 통계청장을 지냈다. 정무부지사를 4년간 지내면서 지자체장들과 교류해왔고, 지역 사정에 밝다는 게 장점이다.

김 부시장은 목포 출신으로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주로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 보좌관 생활을 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 합류한 이후엔 ‘박원순계’로 분류돼있다. 시간이 날 때면 목포에 내려와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역위원장이 아니고, 아직 선거에 출마한 적도 없어 당내 경선에서 정치 신인 가점을 받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총선 출마자들이 각 지역에 잇따라 출마의사를 보이는 것에 대한 반감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시 부시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지역에 내려와 총선 출마 채비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다”며 “이 때문에 현직에 몸담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총선 준비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종호 새한대 교수도 다크호스다. KBS 뉴욕 특파원을 지낸 배 교수는 종합편성채널이나 라디오 등에 자주 나오면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목포에서만 세 번 총선에 출마하며 지역 기반을 잘 쌓았단 평가다. (끝)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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