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뒷 얘기

투썸플레이스의 쪼잔한 상술

글자작게 글자크게

(박성완 증권부 기자) 지난 2월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계산대 앞에 진열돼 있는 초콜릿을 보고는 몇개 구입했습니다. 밀크초콜릿 다크초콜릿 두개 묶음 포장인데 앞에 놓여있는 가격표는 2200원.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고 ‘발렌타인데이 선물용’으로 그정도 가격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같이 간 지인 덕분에 10% 할인까지 받고 좋아했습니다. 결제는 신용카드로 했죠.

그날 저녁 가방에서 뭘 꺼내다가 무심코 초콜릿 구매 영수증을 봤습니다.(카드로 결제했을 당시엔 영수증을 확인 안하고 그냥 가방에 집어 넣었습니다.) 허걱! 생각했던 가격의 딱 2배가 찍혀 있었습니다. 뭔가 계산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찬찬히 쳐다보니 2200원은 묶음 속 초콜릿 1개의 가격이었습니다. 비싼 것보다 ‘낚였다’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습니다.

며칠 뒤 그날 투썸플레이스에 같이 갔던 지인에게 얘기했더니 자기도 당연히 2개 묶음이 2200원인 줄 알았다며 황당해 하더군요. 며칠 뒤 그 지인이 회사 동료를 데리고 같은 장소에 가서 진열된 초콜릿 가격이 얼마인 것 같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 동료도 한 묶음에 2200원 아니냐고 했답니다. 이 정도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지인이 매장 직원에게 뭐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매장 직원이 안그래도 내부적으로 얘기를 했는데 ‘본사’에서 포장이랑 상관없이 낱개로 가격표시를 하라고 해서 어쩔수 없다고 대답을 했다더군요.

최근 그 매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여전히 가격표시는 2200원이었습니다. 근데 한가지 달라진 게 있었습니다. 묶음 진열 앞에 딱 한 개 초콜릿을 낱개로 빼놨더군요. 문제제기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 표시’였나 봅니다. 대기업 CJ가 운영하는 브랜드 매장치고는 참 ‘쪼잔한’ 상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3월이 되자 벌써부터 여기저기 ‘화이트데이’ 이벤트와 광고들이 쏟아집니다.

제과업체 상술에서 시작됐든 어떻든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작은 선물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때만 되면 쏟아지는 불량 초콜릿과 소비자들의 기분을 망치는 얄팍한 상술만 아니라면요. (끝)
(박성완 증권부 기자) 지난 2월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계산대 앞에 진열돼 있는 초콜릿을 보고는 몇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