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머스크 "바보짓" 혹평에도…'라이더 자율차' 공개한 中 샤오펑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중국 전기자동차 '신세력'의 대표주자 중 한 곳인 샤오펑(Xpeng)이 라이더(레이저 레이더)를 장착한 자율주행차 P5를 14일 공개했다. 라이더를 활용한 양산형 차량을 내놓은 것은 샤오펑이 세계 최초다.

라이더는 물체를 인식하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대당 수백만원에 달해 그동안 시험용 차량에만 쓰여 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을 위해 라이더를 쓰는 건 바보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샤오펑의 P5는 준중형 세단으로, 중국에서 같은 차급 전기차 중에 가장 인기가 높은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하게 된다. 샤오펑으로서는 중형 세단 P5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3에 이은 세 번째 차종이다.

샤오펑은 올해 하반기부터 P5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격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우신저우 샤오펑 부사장은 "P5에 라이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지만 가격은 P7보다는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P7은 중국에서 22만9900위안(약 3900만원)부터 팔리고 있다. 테슬라 모델3 최저가는 24만9900위안이다.

샤오펑은 라이더를 장착한 P5가 차별적인 자율주행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더는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사물의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회사 측은 P5가 라이더와 다른 센서들을 활용해 150m 밖의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스쿠터, 도로 공사 현장 등을 한밤중에도 구분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5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라이더, 12개 초음파 센서, 5개 극초단파 레이더, 13개 고해상도 카메라를 조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샤오펑은 자사 자율주행기술을 'X파일럿'이라고 부른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나 중국의 다른 전기차 신생업체인 웨이라이(NIO)의 'NIO 파일럿'과 경쟁하겠다는 의미다. 이번에 P5에 장착한 기술은 'X파일럿 3.5' 버전으로,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해야 하며, 대부분의 조작을 담당할 수 있고, 위험을 인지하면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내 조종 권한을 이양하는 수준이다. 국제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6단계(0~5)에서 3단계에 해당한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그동안 라이더를 사용한 자율주행차를 시험용으로는 개발했으나 양산차로 판매한 적은 없다. 구글은 라이더를 장착한 자율주행택시를 미국 일부 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라이더 선두주자로 꼽히는 벨로다인은 현재 1000달러(약 110만원)를 넘는 라이더 가격을 500달러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샤오펑은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중국 DJI가 투자한 라이더업체 리복스로부터 '적정한 가격에' 라이더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기술 부문에서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테슬라는 라이더를 달지 않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라이더 기술은 너무 비싸서 이를 장착하려는 시도는 '바보스러운 잡일(fool errand)'"이라고 혹평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샤오펑이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을 베끼고 있다"고 지적하자 샤오펑 창업자 허샤오펑은 "테슬라가 안 쓰는 라이더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4.19(금)